23일 대구 넥센-삼성전. 0-0으로 맞선 삼성의 1회말 공격 2사 1·2루에서 박석민이 친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향해 뻗어갔다. 하지만 넥센 중견수 유한준(30)은 30m 가까이 전력질주하며, 담장을 직접 맞힐 뻔한 타구를 잡아냈다. 2점짜리 총알을 막아내는 순간이었다. 포구와 동시에 담장에 강하게 부딪친 유한준은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졌다. 주변에서는 “어느 한 군데 쯤은 부러졌을 것”이라고 여겼다. 들것에 실려나간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넥센은 물론 삼성 선수들까지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잠시 뒤 병원에서 도착한 소식은 “별 탈 없다”는 것이었다. “통증이 너무 심해 갈비뼈 하나는 나간 줄 알았는데….” 유한준 스스로도 놀랐다. 부드러운 외모와 선한 이미지. 하지만 유한준은 타고난 강골이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단 한 번도 골절을 당한 적이 없어요. 뼈에 금 한 번 간 적이 없다니까요.” 타석에서 위험한 부위에 강속구를 맞아도 결과는 항상 단순 타박상.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담장이 있는 지도 몰랐죠. 부딪히는 순간 유연성을 발휘했나? 하하. 제가 유연성도 좋거든요. (마운드에 있던) (김)수경(32) 형이 밥 사준다고 하던걸요?” 유한준은 “좋은 몸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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