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스포츠동아DB
인생에서 행운과 불운이 공존하듯 야구에서도 행운과 불운은 존재한다. 특히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총력을 다하는 포스트시즌에서 승부의 틈새를 무너뜨리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작은 요소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선수단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는 크다.
2차전에서 행운의 여신은 롯데 쪽에 미소를 지었다. 0-0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6회말 롯데는 3점을 선취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 시발점은 행운의 안타였다. 1사후 2번타자 손아섭(사진)이 친 타구는 빗맞아 3루선상으로 굴러갔다. 보통 그런 타구는 파울선상으로 흘러나가게 마련이지만, 손아섭의 타구는 역회전이 걸리면서 묘하게 페어지역으로 흘러들어갔다.
롯데로서는 기분 좋은 행운의 내야안타였고, SK로서는 찜찜한 불운의 타구였다. 5회까지 1안타만 허용한 채 호투하던 고든은 결국 다음타자 전준우에게 좌중월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2사후 홍성흔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리더니 도루까지 내줬고, 강민호에게 좌중간 적시타까지 맞고 강판당했다.
1차전에서도 3-0으로 앞서던 롯데가 무너진 것은 4회초 박정권의 솔로홈런 후 나온 안치용의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가 원인이었다. SK에는 행운, 롯데에는 불운의 징조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