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없는 편지] 1루서 형의 공 받는 날까지…열심히 하는 SK맨 될게요

입력 2011-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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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없는 편지ㅣ동생 최항이 형 최정에게

SK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신고 내야수 최항을 8라운드로 지명했다. 8라운드 지명선수가 화제를 끈 것은 바로 SK 3루수 최정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최항은 18일 첫 상견례를 위해 문학구장을 찾았고 19일부터 SK 선수로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런 최항에게 최정은 어떤 존재였을까?

정이 형은 저보다 7살 위에요. 큰형이지요. 고등학교까지 야구를 했는데 아무래도 형에 비하면 소질이 없었죠. 프로야구 드래프트 신청을 했었지만 설마 나를 지명해줄 팀이 있으리라곤 생각 안 했어요. 지명 못 받으면 대학도 안 가고, 바로 미국으로 유학가려고 했어요.

거기서 어학연수부터 시작해 스포츠마케팅 공부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SK가 지명을 해줬다는 거예요. 8라운드 지명이라, 아마도 형 덕분에 선택받은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형이 내심 저와 한 팀에서 뛰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아무래도 마음이 동생인 저한테 쏠릴 테니까요. 그래도 SK 지명 소식을 듣고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당연히 형이죠. 제가 제일 존경하고 닮고 싶은 우상이 바로 형이니까요. 제가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면 형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해요. 타고난 근성 자체가 달라요.

형 덕분에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할 거예요. 형이 3루에서 던져주는 볼을 제가 1루에서 받아주는 날이 올 때까지요.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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