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조성환, 그라운드 무법자요? 이젠 철든 캡틴이죠!

입력 2011-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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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은 카톡 인터뷰에서 아시아 무대 정복의 꿈을 밝혔다. 조성환이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와의 AFC챔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헤딩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사진공동취재단

정규리그 1위…전북 주장 조성환


예전엔 지기싫어 싸움꾼 플레이
나도 나이들고 거친 모습 줄여

AFC챔스 4강서 오기의 역전골
잘나가는 전북 자신감도 붙어

롤모델은 바르셀로나 푸욜
12월 클럽월드컵서 꼭 만나야죠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흐뭇하다. 모토로 내건 ‘닥공(닥치고 공격)축구’가 위용을 떨치는데다 디펜스마저 안정적이니 든든하다. 최 감독은 “‘닥공’이 잘 되려면 수비도 좋아야 하는데, 수비수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지금의 영광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관왕을 노리는 전북의 디펜스 라인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캡틴’ 조성환(29)이다. 탄탄한 수비로 전북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조성환은 지난 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와 챔스리그 4강 1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 전북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26일 전주에서 열릴 2차전만 잘 버텨내면 결승 진출이 유력하다. 또 K리그 정규리그 1위로 마쳐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최 감독은 “조성환의 책임감은 으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안정감에 풍부한 경험, 탁월한 공격 감각까지 장착한 조성환을 카톡으로 만났다.


● 슛돌이 정신? 아니, 책임감으로


-20일 알 이티하드 원정에서 골을 넣었죠.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 전반까지 우리가 두 골을 내준 채 지고 있었잖아요. 내 자신에게 화가 났어요. 실점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요. (김)상식이 형과 함께 수비를 섰을 때 그렇게 초반에 잇달아 골을 먹은 적이 없었거든요. 계속 기도했어요. 꼭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는데 응답이 왔죠.^^”


-만화영화 주인공 슛돌이도 아닌데, 마음 먹은대로 골을 넣어요?

“그냥 간절히 원했어요. 반드시 알 이티하드 골문에 볼을 꽂아넣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왠지 넣을 수 있다는 일종의 ‘감’도 있었고요.”


-요즘 전북이 아주 잘 나가잖아요.

“경험상, 느낌이라는 게 있어요. 올 시즌이 그래요. 선수들만 아는 느낌? 지고 있어도 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에요. 목표 달성은 이상 없을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아요.ㅋㅋ”


-주장의 시선으로 본 전북은 어떤가요?

“수비수 입장에서 얘기할래요. 정말 무서워요. 제가 생각해도…. 이런 공격수들이랑 만나면 제대로 한 판 붙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따스한 아빠, 무법자 이미지는 이젠 NO!


-사실 그라운드 무법자 이미지가 강했잖아요.

“그동안 국내 축구에 거친 싸움꾼 타입의 수비수는 부족했잖아요.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2001년)를 하다보니 대선배들과 플레이를 했고, 형님들에게 눌리지 않으려 하다보니 이렇게 됐어요.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도 거친 모습이 많이 줄었어요.

“최강희 감독님도 제가 거친 모습을 보이는 걸 좋아하지 않으시고. 저도 많이 약해졌죠. 철 좀 들었다고 해야하나?”


-한국나이로 서른이잖아요. 데뷔 때와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마음은 20대라면, 몸은 30대?^^ 노련미가 좋아졌어요. 주장이긴 한데, 아직 상식이 형과 (이)동국이 형이 많이 도와주세요. 형님들이 계시니 제가 서른이 됐어도 늘 막내같은 마음가짐을 가져야죠. ㅎㅎ”


-6월 쌍둥이 아빠가 됐죠?

“결혼 7년차에 가진 귀여운 아가들이에요. 아, 갑자기 또 보고 싶네요. 인천 처가에 가족 모두 머물고 있거든요. 아빠가 돼 더 성숙해진 것도 있어요. 이젠, 흥분하지 않아요.ㅋ”


-혹시 가정적인 가장?

“시간나면 무조건 가족과 함께 있으려 해요. 서울 올라오면 와이프랑 데이트도 하고,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함께 해주고. 아, 주로 운전사 노릇하죠. 뭘.^^;;;"


● 존경하는 푸욜, 클럽월드컵에서 만나길


-수비는 조명을 받지 못하는데.

“서운함을 느낄 틈이 없어요. 워낙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있어 수비 부담이 더 커지거든요. 항상 감독님도 저희를 놀리세요. 전북 공격은 강한데, 수비는 약하다고. 그냥 농담이시지만 오기가 생기던데요.”


-내가 최강희라면 누굴 데려올래요?

“음, 전 김두현을 데려올래요. (손)승준이랑, 저랑, 이렇게 셋이 많이 친하거든요. 친하니까 데려올래요. 그것도 1순위로 해서요.ㅋ”


-콘사토레 삿포로에서 짧게 머물렀죠.

“부상으로 힘들었어요. 거의 1년 정도 쉬었죠. 정말 엄청 불안하던 시기에 최강희 감독님이 직접 연락을 해오셨죠. ‘우리 함께 뛰자’고요. 무조건 OK 했어요.”


-감독님과 교감을 자주 나누나 봐요.

“항상 웃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 다른 팀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만든다는데, 우린 감독님이 만들어주세요. 재미있고요.”


-수비수인데, 롤 모델이 있나요?

“FC바르셀로나 푸욜이요. 거침없는 열정, 냉정함. 12월 클럽월드컵에서 꼭 만나야죠. 꼭.”


WHO 조성환?
생년월일 : 1982년 4월 9일(경남 함안)
신체조건 : 183cm, 74kg
학력사항 : 대성중-대신고-초당대
경력사항(K리그 기준)
- 수원(01∼05) 99경기 3골
- 포항(05∼08) 77경기 1골
- 전북(2010∼현재) 35경기 3골 1도움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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