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빵빵한 오일머니…맨시티 ‘EPL 쿠데타’

입력 2011-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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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6-1 대파…‘빅4 구도’ 깨고 상승세
만치니 감독 인기폭발…퍼거슨과 달라


맨체스터시티는 주말에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6-1 대승을, 그것도 원정에서 챙기며 전통적인 ‘빅(Big)4’의 흐름을 뒤집었다. 모두가 반란, 쿠데타라는 표현을 하지만 사실 이와 같은 일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맨시티의 이유 있는 상승세를 살펴본다.


● 막강 자본은 전통도 무너뜨린다?


맨시티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족인 세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1) 구단주를 맞이해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게 됐다. 올 시즌 이적 시장에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스널의 사미르 나스리, 이웃인 맨유의 오언 하그리브스 등을 영입했다. 카를로스 테베스에 이은 두 번째 맨유 선수 영입이다.

사실 맨유에 맨시티는 단지 시끄러운 이웃일 뿐이었다. 이 호칭은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시티가 중동의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자 이렇게 불렀다.

최근에도 테베스의 경기 거부 사태를 비롯해 마리오 발로텔리의 기괴한 행동으로 맨시티는 경기보다는 선수들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맨유전 전날 밤, 발로텔리는 집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려다가 집을 불태우기도 했고, 경기 당일에는 첫 골을 넣고 “Why always me?”(왜 항상 나?)라고 쓰인 언더셔츠를 보여 옐로카드를 받았다.


● 감독을 더 사랑하는 맨시티 팬

각 팀 모든 선수들은 자신만의 응원가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맨유 박지성의 개고기 송도 그 중 하나이다. 선수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다르다. 선수보다 감독이 주인공인 응원가를 더 많이 부르며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찬양한다.

맨유전은 만치니 감독이 취임 후 맞은 100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물론 응원가 ‘만치니’가 울릴 때 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늘 팬들에게 무뚝뚝한 퍼거슨 감독과는 분명 다른 타입이다.


● 중년 신사의 여유

만치니 감독은 누구보다 인간적이다. 맨유전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첫 질문으로 발로텔리의 행동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떤 일을 묻는 거냐며 “화재 사건? 또 뭐?”라고 반문했다. 올드트래포드 인터뷰 룸이 웃음바다가 된 것은 당연했다. 돌발 상황에서도 침착했다. 한 기자가 발로텔리를 “Crazy(미친)”라고 표현하자 바로 정색을 하며 “행동이 돌발적이기는 해도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선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 한 번 이어진 취재진의 폭소.

하지만 마냥 여유로운 건 아니다. 만치니 감독은 훨씬 큰 포부가 있다. EPL 정상이다. “맨유전은 하나의 과정이었다. 맨시티는 더욱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 한다.”

맨체스터(영국)|김신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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