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알사드 침대축구 ‘닥공’으로 깬다”

입력 2011-11-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오늘 알 사드와 亞 챔스 결승전…“어게인 2006” 최강희의 꿈

전북 현대가 꿈꾸는 또 한 번의 아시아 클럽 무대 정상. 2006년 이후 5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다시 가져오기 위한 잔칫상은 모두 마련됐다. 이제는 즐기는 일만 남았다.

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알 사드(카타르)와의 2011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기다리는 전북 최강희(52) 감독의 심경은 담담하다. 평소보다 좀 더 중요한 승부를 앞뒀다는 것 정도.

올 시즌 목표로 설정했던 두 마리 토끼(K리그, 챔스리그) 중 우선순위로 꼽은 챔스리그 타이틀이 목전까지 다가왔어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이미 우승을 경험했다는 게 가장 큰 힘이다. ‘처음’이란 수식이 붙으면 뭐든지 불안하지만 전북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전통과 관록, 여기에 자부심까지 충만하다.

“큰 경기일수록 작은 실수에서 승패가 갈린다. 예전 우승했던 기억이 선수단에는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젠 고유의 팀 컬러가 된 그만의 독특한 축구 철학도 한 몫 했다.

전북은 시즌 개막 후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로 화제를 낳았다. K리그 정규리그 1위를 일군 최대 원동력인 ‘닥공’은 챔스리그에서도 화려하게 만개했다. 전북은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31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2.82골.

알 사드는 고작 15골에 그쳤다. 그나마도 3골은 세파한(이란)과의 4강전에서 얻은 몰수 패(3-0) 덕분이다.

“나라고 왜 안정적인 (수비지향의)축구를 하고 싶은 유혹이 없겠느냐. 이젠 바꿀 수도 없다. 선수들에게 뿌리 박혔다. 그냥 절로 공격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애들 좀 말려 달라.”

물론 결승이라고 패턴이 달라질 건 없다.

한 번 누우면 일어나지 않는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가 우려되지만 한 골을 내주면 두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닥공’의 완결판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일까. 결전 하루 전날인 4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도 최 감독의 표정은 평온해 보였다.

“홈에서 열릴 역사적인 결승 무대다. 우리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그리고 차분하게 준비했다.”

특유의 조크도 잊지 않았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온 서비스였다.

“모든 휴대폰 전원을 꺼달라”던 AFC관계자의 주의 코멘트가 무색하게 인터뷰 도중, 자신의 휴대폰이 울리자 최 감독은 “난 자장면 안 시켰는데”라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는 AFC관계자를 향해서는 “쏘리(Sorry)”라고 슬쩍 웃어 보였다.

여유로 가득 찬 최 감독은 이제 전북 사령탑 부임 이후 통산 4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꿈꾼다. 2005년 FA컵, 2006년 챔스리그, 2009년 K리그에 이은 대망의 무대다.

‘준비된’ 전북의 우승 찬가가 기대된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