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생일날 약팀 블랙번에 패배
“홈서 아주 실망스러워” 단단히 화나
2011년 12월3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블랙번 로버스 간의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 비록 빅 매치는 아니었어도 2011년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많은 팬들이 모였다.
의미도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70번째 생일이었고, 여기에 승점 3은 리그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퍼거슨 감독을 위한 생일 축하 송으로 킥오프를 맞은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필 존슨과 하파엘이 박지성과 함께 선발로 출격했다.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으나 블랙번의 골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16분 베르바토프가 볼 경합을 하다 상대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조금은 답답한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들어서는 맨유 선수들을 바라보며 바로 옆 자리에 앉은 ESPN 중계진은 “퍼거슨의 헤어 드라이기가 가동될 것 같다”며 농 섞인 미소를 지었다.
맨유는 후반에 안데르송과 치차리토를 교체 투입,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지만 5분 만에 야쿠바에 추가 골을 내줬다. 0-2. 맨유는 후반 6분과 15분 베르바토프가 내리 두 골을 몰아쳐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후반 막판 볼 점유율 85%에 달했지만 승리의 여신이 외면했다. 블랙번에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퍼거슨 감독의 표정은 잔뜩 구겨져 있었다. “블랙번이 수비 위주로 나올 것을 예견했지만 우리의 실수까진 예측하지 못했다. 아주 실망스러운 결과”란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퍼거슨 감독은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맨체스터(영국)|김신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