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구심이 사고 수습후 판단해 조치
17 주자에게 돌발상황 발생땐?
지난해 9월 23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한화전. 9회말 한화는 짜릿한 동점을 확신하고 역전 상황까지 계산하던 순간, 어이없는 돌발상황으로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승리한 두산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고, 투수 페르난도와 포수 용덕한은 마치 ‘재미난 동영상’ 한편을 본 듯 웃음을 터뜨리며 15승을 올린 선발 김선우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5-7로 뒤지던 한화는 9회말 장성호의 안타와 가르시아의 볼넷으로 2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한대화 감독은 1루에 가르시아 대신 발 빠른 김준호를 대주자로 내보냈다. 1루로 나온 김준호가 몸을 풀 시간도 없이, 타석에 들어선 이대수는 초구가 들어오자 잡아 당겨 좌익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렸다. 장성호를 홈으로 보낸 한화 김민재 3루 주루코치는 김준호에게 홈까지 뛰라며 팔이 빠지도록 오른팔을 돌렸다. 이 점수만 들어오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라 한화 덕아웃에서도 모두 일어나 김준호에게 소리를 치며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3루를 돌던 김준호는 발을 한번 헛디딘 뒤 홈플레이트를 5m 정도 남겨두고 넘어지고 말았다. 일어나 다시 달렸지만 결국 태그아웃됐고, 게임은 거기서 끝 났다. 한동안 이 장면은 야구팬들에게 회자됐다. 이처럼 경기 중에 일어난 해프닝은 팬들에게 또 다른 구경거리가 되지만, 해당 선수 입장에선 더욱 아프고 창피한 일일 것이다.
Q. 주루 플레이를 하던 중에 주자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김준호처럼 다시 일어나 뛸 수 있다면 인플레이 상태가 계속되니까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외야 펜스 너머로 홈런을 치거나 1개 루 이상의 안전진루권을 얻었으나 뜻밖의 사고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을 때 심판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또 야수가 송구한 공에 주자가 맞고 기절했다면, 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
A.1개 루 이상의 안전진루권이 부여된 상황이나 홈런을 치고도 부상으로 주루를 끝낼 수 없는 상태라면 대주자를 내보내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야수가 던진 공에 주자가 기절하는 등의 위급한 상황이 생겼다면 구심은 타임을 선언할 수 있고, 그 선언으로 볼 데드가 됐다면 사고를 수습한 뒤 플레이가 어떤 상황으로 진행되었을까를 판단해 조치를 취하게 된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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