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의 족집게 과외. 선동열 KIA 감독은 감각적인 눈썰미로 투수들의 기술적인 발전과 성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첫 수혜자는 마무리후보 김진우와 유동훈이다. 스포츠동아DB
김진우 → 투구 밸런스·포인트
“직구 밸런스도 커브 던질때 처럼!
150km 이상 빠른 공도 가능하다”
유동훈 → 스트라이드가 길다
“투구 동작때 다리폭 더 짧게 하면
볼끝 훨씬 좋아지고 위력 커질 것”
지난 30년 해태와 KIA 타이거즈 역사상 투수 출신이 사령탑을 맡은 것은 2004년 여름부터 이듬해까지 1년여 뿐이다.
2004년 감독대행으로 시작해 정식감독이 됐지만 2005년 유니폼을 벗은 유남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감독위원이 30년 타이거즈 역사상 유일한 투수 출신 감독이었다. 2012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선동열 신임 감독은 타이거즈의 두 번째 투수 출신 감독이다. 그만큼 투수들이 갖는 기대도 크다.
선 감독은 이미 한국야구 최고 투수 출신답게 혀를 내두르는 눈썰미로 투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표적인 첫 번째 수혜자는 마무리 후보 김진우와 유동훈이다.
김진우는 지난해 오랜 공백을 이기고 파워 커브를 국내 최고 수준 변화구로 되찾았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파워 커브에 국내 최고 타자들은 배트를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김진우는 아직 직구 밸런스를 되찾지 못했다.
비활동기간 쉼 없는 노력으로 근력을 끌어올리며 몸은 완성됐지만 빠르고 힘있게 직구를 뿌릴 수 있는 최상의 투구 밸런스와 포인트를 찾는데 고심했다.
선 감독이 내린 해답은 “커브처럼 직구를 던져라”다. 간단한 것 같지만 직구에 맞는 밸런스를 고심하기보다는 이미 완성된 커브의 느낌대로 직구를 던지면 힘있는 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선 감독은 “커브를 던질 때 밸런스는 최상이다. 직구의 제구와 힘만 되찾으면 김진우가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진우도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밸런스를 잡아 150km 이상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우(좌측), 유동훈. 스포츠동아DB
유동훈은 2009년 팬들에게 ‘유동열’이라고 불렸다. ‘선동열 방어율’의 기준 0점대 방어율로 6승 2패 22세이브 10홀드를 올려 팀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3승 3패 7세이브 방어율 3.94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35세가 됐지만 선 감독은 유동훈이 지난해보다 훨씬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선 감독은 “유동훈에게 투구 때 스트라이드를 더 짧게 하라고 했다. 유동훈의 투구동작 특성상 스트라이드, 다리폭을 더 짧게 하면 더 많은 힘을 공에 모을 수 있고 볼끝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