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가빈씨 그는 코트 밖 멋쟁이

입력 2012-01-1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가빈.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인기짱 모범용병
팬들과 일일이 기념촬영
손짓발짓 농담할땐 “귀여워”
한국팬과 SNS 소통도

V리그 남자부의 지존은 단연 삼성화재이다. 17승2패(승점 48)로 단독 선두 체제를 굳게 지키고 있다. 각각 2,3위인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승점 차는 무려 12점. 뚜렷한 적이 없다.

삼성화재의 중심에는 신장 207cm를 자랑하는 ‘캐나다 거포’ 가빈(사진)이 있다. 기존 베테랑들과 꾸준히 유입되는 실력 좋은 멤버들이 완벽한 하모니를 자랑하지만 공격만 떼놓고 볼 때 라이트를 맡고 있는 가빈의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홈경기가 열리는 대전충무체육관에는 간혹 ‘家賓(가빈)’이란 한자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오는 팬들을 볼 수 있다. 한자어의 뜻이 ‘집안의 귀한 손님‘이니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벌써 국내 V리그 코트에서의 세 번째 시즌.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몬타뇨와 함께 3년씩이나 한국에 남아있는 유이한 용병이다. 특유의 높이와 파워, 노련미까지 붙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항간에서는 가빈이 거의 공격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삼성화재의 배구를 놓고 ‘(가빈) 몰빵 배구’라고 조롱한다. 하지만 모두 배가 아파서 하는 얘기다. 완벽히 검증된 용병, 실력과 매너까지 두루 갖췄으니 신치용 감독이나 삼성화재가 괜히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코트 밖에서의 모습도 거의 완벽하다. 모범적인 생활로 신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서열이 확실하고, 훈련 량이 많기로 정평이 난 삼성화재이지만 동료들은 가빈을 유달리 아낀다. 훈련 시간에 지각하거나 귀찮다고 요령을 부리는 법도 없다. 서브리시브 등 기본기 훈련에도 빠지지 않는다. 신 감독이 올시즌을 앞두고 가빈과 재계약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 삼성화재 선수들은 “한국에 꼭 다시 와줬으면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담긴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를 받아든 가빈이 감동한 건 당연지사. 어떤 용병도 가빈과 같은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팬들과의 소통에서도 가빈은 단연 일인자에 가깝다. 삼성화재와 재계약이 확정되자마자 자신의 SNS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시 한국에서 뛰게 됐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등 유달리 젊은 감각과 센스를 뽐냈다. 경기 후 가장 늦게 코트를 뜨는 것도 가빈이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몰려나오면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사인을 해주는 정성을 보인다. 한국말도 꽤 늘어 손짓발짓 외에도 간혹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가 됐다. 신 감독이 가빈을 아낄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