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고위층들 ‘BK 영입 30일작전’

입력 2012-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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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현. 스포츠동아DB.

넥센, 김병현 영입하기까지

이장석 대표 등 고위층 세명 어르고 달래고
자신감 상실 김병현에 “네 공 못친다” 설득
계약금 10억+연봉 5억+옵션 1억 도장 꽝
49번 배번 선택…“개막전에 몸 맞추겠다”
목동에 ‘핵잠수함’이 뜬다!

넥센은 18일 “김병현(33)과 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1억 등 총액 16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넥센은 이택근에 이어 김병현까지 영입함으로써 전력보강과 흥행카드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했던 3년, 숨 가빴던 한달

넥센이 김병현에 관심을 가진 때는 2009년부터다. 비공식적으로 몇 차례 접촉했지만 큰 진척은 없었다. 넥센의 김병현 영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말. 주성로 이사가 김병현과 식사를 하며 의중을 살폈고, 며칠 뒤 남궁종환 부사장이 김병현을 만나 입단 의사를 타진했다.

결국 12월말 이장석 대표가 김병현과 직접 만나 계약조건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표는 “12월말 양측이 대략적인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그리고 17일 밤부터 18일 새벽 사이 미국에 체류 중인 김병현과 넥센이 팩스를 주고받으며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한국행 망설인 BK의 고민은?


김병현이 한국행을 망설인 것에 대해 넥센에선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첫째는 넥센이라는 구단에 대한 신뢰의 문제, 둘째는 한국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첫 번째 문제는 최근 넥센이 투자의욕을 보이는 등 진정성을 입증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두 번째 문제 역시 넥센이 협상과정에서 김병현에게 확신을 심으며 해결됐다. 넥센 고위관계자는 “김병현이 일본에서도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에 한국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구단은 ‘한국 타자들이 김병현의 공을 못칠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했다. 협상과정에서도 그 점을 중점적으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는 이상무

넥센은 여러 경로를 통해 김병현의 몸 상태까지 이미 확인했다. 넥센 관계자는 “정확한 메디컬체크는 해봐야겠지만 한마디로 ‘깨끗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장석 대표는 “일본 무대에서 시속 147∼148km까지 던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구위도 싱싱했다. 도리어 김병현의 요구조건을 다 못 들어줘서 미안하지, 그 정도의 돈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BK “개막전 OK”, 넥센 “급할수록 돌아가자”

구단의 배려에 김병현도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김병현은 넥센 고위관계자들에게 “어떤 보직도 가리지 않겠다. 개막전에 몸을 맞추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넥센은 ‘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에는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주력하고, 내년 시즌 제 실력을 보여줘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을 진두지휘한 이장석 대표와 현장의 책임자인 김시진 감독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번은 49번, 27일 애리조나 캠프로 출국

넥센은 김병현과 상의 하에 등번호를 49로 정했다. 49번은 김병현이 2001년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의 번호로, 김병현에게는 분신과 같다. 김병현은 2003년 보스턴 이적 이후 잠시 51번을 달았지만 이후 콜로라도(2005∼2007시즌) 등에선 다시 49번을 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머물고 있는 김병현은 20일 일시 귀국해 입단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27일 넥센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로 출국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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