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박민우 ‘슬픈 전설’ 지울까?

입력 2012-0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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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타격상’ 역대 수상자들 프로서 쓴맛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 상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라는 대사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였던 적이 있다. 고교야구선수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에도 슬픈 전설이 있다. 이 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 재질을 보였던 선수가 막상 프로에선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다.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후 수상자 중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은퇴한 선수는 1985년 수상자인 김경기 SK 타격코치 정도다. 1991년 수상자 강혁은 한양대와 OB 간의 이중등록 파문을 일으키며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복권돼 두산에 입단한 뒤에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역선수 중에선 2004년 수상자 최정(SK)과 2005년 수상자 김현수(두산)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현수도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선수로 입단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런 징크스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이영민 타격상은 매년 열리는 9개의 전국고교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두 토너먼트 대회인데다, 서울팀은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경기수가 적다보니 수상 근거가 되는 타격기록의 공신력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고교야구에 주말리그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이영민 타격상도 리그 타격성적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결정하게 됐다. NC 박민우는 변경된 방식에 따라 이 상을 수상한 첫 선수다. 그는 이영민 타격상의 징크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프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아이리스’의 이병헌처럼 “난 전설 같은 건 믿지 않아”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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