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 문성현 소환 예고 소식에 초긴장…떨고 있는 선수들

입력 2012-0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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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선수 죄인 취급받는데”
“제안 거절 했어도 불려가나”

“소환 범위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전화 받은 것만으로 불려가는 거예요? 그건 죄가 아니잖아요.”

대구지방검찰청이 17일 프로야구 경기조작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실명이 거론된 LG 박현준과 김성현, ‘제안이 있었으나 거절했다’고 말한 넥센 문성현 등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8개 구단 선수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브로커들이 LG뿐 아니라 타 구단까지 전방위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몇 명의 이름이 더 거론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 선수는 “브로커의 진술을 토대로 소환자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만약 전화로 제안은 받았는데 거부한 사람도 불려가는 것인가”라며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해도 그 선수는 이유 불문 ‘경기조작범’으로 낙인찍힐 것 같다. 경기조작이 정말 사실이라면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유혹 받았을 가능성이 큰데, 제안 받은 사실만으로도 안 좋은 인상이 남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혹 이 일로 인해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다른 선수도 “제안을 받은 것은 죄가 아니지 않나. 아직 경기조작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는데 이미 박현준이나 김성현은 죄인처럼 됐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문성현은 브로커의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발언 하나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탔을 뿐 아니라 경기조작 파문 이후 처음으로 선수 실명이 거론되면서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가담도 아닌 제안 거절이었지만 지금도 연관검색어에 ‘경기조작’이라는 단어가 붙어 다니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야구’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라왔던 선후배들에게 엉뚱한 불똥이 튈까 관련 얘기에 대해 함구하며 내부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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