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왼쪽)-KIA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의 타순 고민
3번 이승엽·4번 최형우 좌타자 핸디캡
2번타자에 박한이·조동찬 번갈아 쓸 듯
류중일 감독은 “타순에서 2번을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고민이 더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중심타선의 3번과 4번이 이승엽과 최형우로 고정된 상태다. 최고의 거포가 3·4번에 나란히 서서 가져올 시너지효과는 매우 크다. 그러나 모두 좌타자라는 핸디캡이 있다. 올 시즌 상대팀들은 삼성전에서 승부처라 여기면 이승엽과 최형우의 타순에서 여지없이 왼손 불펜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은 “2번에 박한이가 서면 연이어 3명이 좌타자다. 우완 선발이 나오면 2번 박한이, 5번 채태인까지 좌타자 4명이 연이어 타석에 들어서 초반에 승부를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찬스가 걱정이다”며 “주루능력과 장타력도 있는 조동찬이 주전 2루수를 맡을 수 있다면 박한이와 번갈아 2번에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3번 이승엽-4번 최형우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적어도 2번은 상황에 맞춰 왼손 또는 오른손 타자를 번갈아 기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외야수 김상현’ 선동열 감독 맘 사로잡아야 할텐데…
KIA의 포지션 고민
타격 집중 위해 외야수로 옮길 듯
이날 경기 전 KIA 김원섭은 1루에서 수비훈련을 했다. 프로 12년차의 김원섭은 한번도 1루 수비를 맡아본 적이 없었다. 잠시 후에는 역시 외야수인 나지완이 1루 수비훈련에 나섰다.
선 감독은 웃으며 “모두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다. 그래서 여러 포지션을 맡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단순한 실험’으로 여겨졌지만 선 감독은 대뜸 김원섭을 1루수, 김상현을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선 감독은 “김상현은 아직 1루가 생소해 수비부담이 있다. 타격에 더 집중하는데는 외야가 더 좋을 수 있다”며 “김원섭은 고교 때 유격수도 했다. 두루 두루 맡겨보겠다”고 설명했다.
김원섭과 나지완이 1루와 외야 수비를 겸업하면 외야 자원이 풍족한 KIA로선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진다. 또 2군에는 최희섭이라는 걸출한 1루 예비 전력이 버티고 있다. 여전히 스스로 실력을 입증해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최희섭이 돌아오면 KIA의 포지션 변동폭은 더 커질 테고 가용자원 활용도 역시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