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앞에서 번번이 작아지는 포항

입력 2012-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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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황선홍 감독이 2일 감바 오사카와 AFC 챔스리그 5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27분 조란이 PK를 실축하자 입술을 깨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포항|박화용 기자

작년 PO선 모따·올 제주전땐 지쿠
챔스 조별리그 감바전 조란 또 실축


축구에서 가장 쉽게 득점할 수 있는 찬스 중 하나가 페널티킥(PK)이다. 그러나 차는 쪽의 부담감은 엄청나다. ‘11m 룰렛’이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듯 당연히 득점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로 키커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메시(바르셀로나)도 종종 PK를 놓쳐 뉴스가 되곤 한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도 둘은 나란히 골 찬스를 허공에 날렸다.

K리그에서도 PK 실축은 자주 연출되지만 국제 대회도 마찬가지다. 포항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포항은 2일 홈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 E조 예선 5라운드에서 쉬운 길을 멀리 돌아가야 했다. 전반 27분 귀중하게 얻어낸 PK를 수비수 조란이 놓쳤다. 파울을 유도한 순간 밝게 웃던 포항 벤치는 금세 침울해졌다.

포항이 PK를 놓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 운명의 여신은 자주 포항을 외면해왔다. 더욱 서글픈 건 실축의 주인공들이 해결사로 불러들인 용병들이었다는 사실. 작년 11월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울산에 0-1로 질 때, ‘PK의 달인’ 모따가 실축하더니 올 시즌 초반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던 제주와 8라운드(2-3 포항 패)에선 골게터 지쿠가 PK를 놓쳤다. “경기 전부터 고민이 컸다. 키커를 바꾸는 게 해결책”이라던 포항 황선홍 감독의 표정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포항|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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