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윤석민, 아! 아깝다 노히트노런…

입력 2012-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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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그리고 2000년 한화 송진우 이후 12년 만의 노히트노런이 눈앞에 있었다. 행운의 여신은 살짝 비켜갔지만, KIA 에이스 윤석민은 역대 42번째 1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팀을 다시 5할 승률로 이끌었다. 윤석민이 11일 광주 두산전 5회 2사서 손시헌의 내야 플라이를 직접 잡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전 9이닝 1안타 1사구 무실점 완봉
12년 만에 노히트노런 역사 다시쓸 뻔
선동열감독“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퍼펙트게임, 노히트노런이 깨졌지만 완벽한 투구였다.

KIA 윤석민(26)이 11일 광주 두산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투수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그는 이날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5회까지는 단 한 명의 주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3회에는 3타자를 연속해 탈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6회 볼카운트 1B-2S에서 최재훈을 상대로 몸쪽 볼로 승부하다 ‘몸에 맞는 볼’로 첫 출루를 허용했다. 8회에는 노히트노런도 무산됐다. 1사 후 손시헌이 그의 시속 147km짜리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프로야구 최초의 퍼펙트게임, 2000년 5월 13일 광주 해태전에서 한화 송진우가 작성한 이후 12년 만에 나올 뻔했던 노히트노런 기록은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그는 이겼다.

투구 내용은 나무랄 데 없었다. 총 투구수는 108개에 불과했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도 71개-37개로 이상적이었다. 체인지업(6개)과 커브(4개)를 간간히 섞었지만 최고 구속 149km의 빠른 직구와 141km의 고속 슬라이더, 2개만으로도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사실 시즌 초 그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4월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8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5월 5일 광주 넥센전에서도 8이닝 1실점(비자책)했지만 불펜투수들의 ‘불쇼’로 승을 놓쳤다.

결국 윤석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있다. 시즌 첫 승은 4월 17일 목동 넥센전 9이닝 1실점의 완투승이었고, 2승째도 11일 두산전 9이닝 무실점의 완봉승이었다. 그의 최근 완봉승은 2011년 7월 30일 광주 넥센전(5안타 무4사구)으로, 이번이 개인 5번째다. 1안타 완봉승도 개인 2번째(프로 42번째)다. 무엇보다 2회 선두타자 최준석의 강한 타구에 옆구리를 강타당했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투혼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선동열 감독도 “아쉽게 기록은 깨졌지만 기록 못지않은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고 극찬했다.

윤석민은 경기 후 “지난번 두산전(4월 29일 잠실) 때는 상대 타자들이 공격적이라 맞혀 잡는 피칭으로 했는데 실패했다”며 “오늘은 바로 바로 승부를 들어간 게 주효했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노히트노런이 깨진 상황에 대해선 “공을 낮게 던지려고 했는데 실투였다. 차라리 더 높았다면 플라이로 잡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5회부터 노히트노런을 의식해서 더 안 좋았던 것 같다. (기록이 깨진 뒤) 감독님이 올라오셔서 ‘실망하지 말고 더욱 집중하라’고 다독여주셔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맞상대였던 두산 이용찬도 8이닝 1실점으로 완투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정규이닝 기준으로 양 팀 투수 2명이 경기를 끝낸 것은 2010년 7월 18일 잠실 롯데-두산전(송승준-히메네스·두산 3-1 승) 이후 처음이다. 승패를 떠나 명품 투수전으로 야구팬들의 즐거움은 배가됐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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