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는 이대수의 역전타와 선발 김혁민의 호투에 힘입어 SK에 5-2로 역정승을 거두며 SK전 9연패 및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에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한화, 팀 5연패-SK전 9연패 끊던 날
선수들 악수 나누며 “기 좀 받자” 결의
주장 한상훈은 수염 밀며 정신 다듬어
“악몽 끝났다…홈 6연전서 보여줄 것”
“팀이 이런 상황인데 아프다고 쉬고 있으려니, 더 아픈 것 같아서요.” 한화 김태균은 17일 문학 SK전에 앞서 스파이크 끈을 조이고 있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오른손 엄지가 울리고 통증을 느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그다. 16일 한 타석 대타로 나선 게 전부. 그러나 손가락에 테이프를 칭칭 감은 채 타격훈련을 준비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한 것이다.
○침울한 덕아웃, 그 안에 넘치는 투지
김태균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하려 했던 이유가 있다. 최하위 한화는 경기 전까지 5연패에 빠져 있었다. 주중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을 스윕당하고, 문학에서도 이틀 연속 졌다. 게다가 SK와는 올 시즌 8전패. 지난 시즌 마지막 대결까지 포함하면 9연패였다. 이쯤 되면 SK에 짓밟힌 자존심이 더 문제. 선수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기 좀 받자”고 농담했고, 김민재 코치는 “코치들 몸에 있는 힘을 선수들에게 좀 나눠주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장 한상훈은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나타났다. 그는 피부가 약해 면도할 때마다 상처가 많이 난다. 늘 수염을 기르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음먹고 깨끗하게 밀어 버렸다. 그리고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어제도 3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것 같다”며 연신 배트를 휘둘렀다. 베테랑 장성호도 마찬가지. “사실 이럴 때는 미팅을 해도 소용없다. 다들 눈빛만 봐도 이기고 싶은 걸 안다”고 말했다.
○투지의 역전승, 벼랑 끝에서 살아나다!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4번타자 김태균은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또 빠졌다. 프리배팅을 해본 결과 손가락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서였다. 경기가 시작한 뒤에는 선발 김혁민이 SK 최정에게 불의의 선제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또다시 짙게 드리워진 패색. 그러나 이번만큼은 승리의 여신이 한화의 손을 들었다. 6회 3점을 뽑아내 승부를 뒤집었고,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에는 오선진이 쐐기 2타점 3루타를 쳤다. 마침내 끊은 5연패. 개인적으로도 SK전 7연패를 기록 중이던 김혁민은 “연패로 선수들 기분이 다운돼 있었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다음주 대전 홈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한화는 천신만고 끝에 1주일 전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SK전 9경기 만에 시즌 첫 승도 거뒀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여전히 벼랑 끝에 서 있다. 19일 시작되는 홈 6연전이 그래서 중요하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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