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초유의 판정 번복에도 의연히 일어나 패자부활 銅
“판정은 심판몫… 결과 승복” 할머니 별세 소식에 눈물쏟아
“판정은 심판몫… 결과 승복” 할머니 별세 소식에 눈물쏟아
10대가 판치는 한국 신궁의 계보와는 거리가 영 멀었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인 올해 5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되는 6개월 가까운 대표선발전에서 살아남았지만 기복이 심해 대표팀에서 하차할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환하게 웃었다. 인생역전의 주인공은 30일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단체전 7연패를 이룬 태극 궁사 삼총사 가운데 맏언니 최현주(28)였다.

이날 그는 중국과의 결승에서 8번 중 5번이나 10점 만점을 쏘며 후배 이성진(27)과 기보배(24)를 이끌었다. 늦깎이라는 핸디캡을 긍정의 힘과 노력으로 이겨냈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최현주는 기다릴 줄 알았다. 운동선수와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그가 지혜의 상징이라는 올빼미처럼 보였다.
어쩌면 이들에게 애초부터 메달 색깔은 그리 큰 의미가 없지 않았을까. 결과에만 집착해 은메달 정도로는 오히려 억울해하거나 ‘패배=죄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선배 세대와는 엄연히 선을 그었다. 후회 없이 싸웠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마치 즐거우니까 청춘이라는 듯.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을 전후해 태어난 신세대 태극전사들의 유쾌한 도전 속에 런던 올림픽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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