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훈(왼쪽)-한순철. 스포츠동아DB
올림픽은 60억분의 1을 가리는 대회다. 실력은 물론 대진·심판 등 운까지 따라줘야 정상에 설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금메달은 정말 하늘이 내리는 것 같다. 올림픽에 와보면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림픽에선 화려한 조명이 꺼진 뒤 관객의 커튼콜을 받는 선수가 있는 반면 무대 한 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닦는 선수도 있다.
24년 만에 한국복싱의 올림픽 금맥을 이을 후보로 기대를 모으던 라이트플라이(49kg)급 신종훈(23·인천시청)은 16강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라이트(60kg)급에서 동메달을 확보한 한순철(28·서울시청)은 “(신)종훈이에게 반짝 관심이 아니라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동생의 손을 어루만졌다. 7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선수촌 근처에서 이들을 만났다. 한순철은 10일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패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신종훈(이하 신)=“상대선수 손이 올라가는데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후회는 없어요. 그런데 마음이 아파요. 정말 자신 있었는데…. 제가 경험이 없었던 것 같아요. 워낙 비인기종목이다보니, 그렇게 주목받는 것이 좋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무조건 금메달이다’고 말씀하시니까, 부담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아…. 마음이 찢어져요. 말하면서도 울컥울컥해요.”(신종훈은 눈물을 흘리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주변은 반응은 좀 어땠나요?
신=“제가 죄지은 사람 같아요. 계속 방에만 있다가 오늘 나온 거예요. 사람이 잘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건데…. ‘TV에 나와서 깐족거릴 때부터 알아봤다’느니…. 댓글을 보니 너무 심하더라고요. 그 분들이 과연 제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아시는지…. 얼마나 하루하루 긴장하고 피를 말렸는지를 아시는지…. 어제는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내가 왜 이렇게 떳떳하게 다니질 못하나. 내가 왜 눈치를 봐야 하나. 내가 왜 사람을 마주치기 싫어야하나….’”
○지금 필요한 것은 위로와 격려!
-4년 뒤를 생각해 보면 어때요?
신=“아…. 이 힘든 훈련을 어떻게 또 4년을 해야 하나 싶어요. ‘열심히 하는데 그 때도 또 잘 안되면 어떡하지.’ 솔직히 자신감이 떨어져요. 지고 나서 이틀 동안 꿈을 꿨어요. 제가 이기는 장면이 펼쳐졌는데, 일어나보면 꿈이고…. 또 허탈했지요. 지금 훈련을 많이 해서 손이 바보가 됐을 정도에요.(그의 오른 손등은 많이 부어있었다) 일단 한국 가면 치료부터 하려고요.”
-한순철 선수도 베이징올림픽 때 같은 시련 겪었죠?
한순철(이하 한)=“저도 그 때 16강에서 탈락했잖아요. 지금 (신)종훈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죠. 저도 펑펑 울었거든요. 다 잊으려고 형들이랑 놀러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상실감이 정말 커요. 그래서 더 위로해주고 싶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비난보다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종훈이는 아직 젊잖아요. 저는 이번이 끝이지만, 종훈이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바라봐야 되거든요. (신종훈을 바라보며) 종훈아, 4년 정말 금방 간다. 제가 16강전에서 이기고 나오니까 종훈이가 눈물을 쏟더라고요. 저도 마음이 어찌나 짠하던지…. 얘가 이렇게 착해요.”
○신종훈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신=“그 때 형이 13-13 동점에서 심판 판정 기다리는데, 제가 기도를 했거든요. 정말 신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비록 떨어졌지만, 순철이 형이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시 해보려고요. 저를 믿어주시고 아껴주신 이승배 감독님과 박종길 선수촌장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어머니께서도 ‘엄마는 우리 아들이 그 큰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얻었어요. 런던올림픽이 끝난 것이지, 신종훈이 끝난 것은 아니잖아요. 인터넷으로 체조 양학선(20·한체대) 선수가 주목받는 것을 봤어요. 저도 그런 날이 오겠죠?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하며 한 단계씩 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복싱은 싸움도 아니고, 누구를 죽이려는 것도 아니에요. 두뇌, 스피드, 재치가 모두 필요한 진정한 스포츠거든요.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복싱 사랑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런던|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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