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사율씨!

입력 2012-09-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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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팀최다 32S 불구 “운 좋았을 뿐…늘 후배들 연구”

“미약한 내가 롯데 역사에 남는다니….”

큰일을 하고도 어색해 한다. 믿을 수가 없다는 눈치. 롯데 마무리투수 김사율(32·사진) 얘기다.

김사율은 8일 사직 한화전에서 시즌 32번째 세이브를 따내며 1982년 창단한 롯데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새 기록을 아로새겼다. 1994년 고 박동희의 31세이브 이후 구단 사상 단일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18년 만에 다시 쓴 것이다. 10년 넘게 롯데 유니폼을 입고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던 그는 이제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올 시즌 세이브왕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도 늘 ‘겸손’을 버리지 않는다. 김사율은 “나는 다른 소방수들과 달리 빠른 공이 없고, 어려운 세이브도 많지 않았다. 지난해 우연히 마무리투수로 기회를 잡았고, 올해 팀 성적이 좋아 운 좋게 여기까지 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늘 후배 마무리투수들을 보면서 연구하고 배운다”고 자신을 낮췄다. 1999년 2억3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가 10년 넘게 무명의 설움을 겪는 동안, 스스로를 빛내지 않고도 더 빛을 발하는 지혜를 저절로 터득한 듯하다.

김사율의 소망은 단 하나. “이 기록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정규시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TV에 자주 나오는 아빠가 유독 땀을 많이 흘릴 때면, 그 땀을 닦아주기 위해 수건으로 TV 화면을 문지른다는 딸 효주(3)를 생각하면 더 그럴 터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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