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굴당’ 하피냐

입력 2012-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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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냐. 스포츠동아DB

임대 전전…울산도 반신반의했던 용병
팀 합류 후 13경기서 5골 상승세 주도


알 힐랄 2차전 4-0 선봉…찬란한 반란

울산 현대가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울산은 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알 힐랄(사우디)을 4-0으로 완파했다. 울산은 지난 달 19일 홈 1차전 1-0 승리에 이어 2연승(1·2차전 합계 5-0)을 거뒀다. 울산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24일(원정)과 31일(홈) 결승 진출을 놓고 승부를 겨룬다.


○우연히 건져 올린 숨은 보석 하피냐

짜릿한 승리의 일등공신은 브라질 골게터 하피냐(25)였다. 울산은 특유의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알 힐랄의 강공에 맞선 가운데 하피냐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다. 하피냐는 3분 동안 2골을 몰아치는 골폭풍을 일으켰다. 전반 23분 상대 골 지역에서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 망을 가른 그는 3분 뒤 김승용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을 뽑았다. 홈 1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던 하피냐는 원정 2차전에서도 2골을 기록하며 김호곤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하피냐는 전반 39분 허벅지 통증으로 벤치로 물러났지만 기세가 오른 울산의 골 잔치는 하프타임 이후에도 계속됐다. 후반 9분과 19분 김신욱과 이근호의 연속 헤딩골로 4-0 대승을 거뒀다.

하피냐는 확실히 검증된 용병은 아니었다. 여름 선수이적시장이 한창이던 7월 울산에 6개월 단기 임대됐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전에 몸담았던 일본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나시오날(브라질)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는 걸 제외하면 주로 임대를 전전한 ‘반쪽 인생’에 가까웠다. 2010년 J2리그 자스파 쿠사츠에서 뛰다 작년 7월 감바 오사카로 임대됐다. 후반기에 깜짝 활약을 했다. 15경기에서 11골 4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감바 오사카로부터 완전 이적을 제의받으며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개척한 듯 했지만 다시 추락했다. 16경기에서 5골에 그쳤고, 팀 성적도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사령탑 교체의 홍역 속에 하피냐는 사실상 방출됐고, 우여곡절 끝에 울산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성적은 아주 준수하다. 하피냐는 13경기 5골(K리그)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상대 공간을 좁히고, 역습하는 패턴이 주효했다. 빠른 볼 차단과 카운트어택이 잘 맞아 떨어졌다. 이른 득점으로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며 칭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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