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1990년 SUN의 굴욕…해태 5연속V 좌절

입력 2012-10-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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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투수 선동열도 완벽하진 못했다. 해태 선동열은 1990년 10월 13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용국에게 결승 2점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스포츠동아DB

10월 13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PO 1차전 삼성 김용국에 투런홈런 허용
해태 가을잔치 첫번째 비극…PO서 탈락

1999년 장종훈 포스트시즌 4번째 만루포
2004년 PO ‘꾀돌이’ 레스 부정투구 논란


선동열이 구원으로 나섰다가 홈런을 맞고 무너져 해태의 5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1986년부터 4년 연속 우승했던 해태가 가을잔치에서 처음 무너졌다. 1990년 10월 13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믿었던 선동열이 홈런을 맞았다. 3회부터 몸을 풀던 선동열은 0-0인 5회 무사 2루서 이강철을 구원했다. 타석에는 김용국. 태평양과의 준PO 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사상 2번째 만루홈런을 치며 타격감각이 상승세였다. 김용국은 볼카운트 1B-2S서 파울플라이를 쳤다. 포수 장채근과 1루수 김성한이 서로 양보하다 놓쳤다. 죽다 살아난 김용국은 5구째 직구를 좌중간 펜스 너머로 넘겼다. 선제 결승 2점홈런. 김용국은 9회에도 선동열에게 2타점 적시타를 추가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5안타 선수 김태완이 만든 안타로 우승한 해태

1991년 10월 13일 해태-빙그레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은 김태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날. 3연패에 몰린 빙그레는 1회 이정훈의 중월홈런과 4회 임주택의 좌중월 3루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7회까지 빙그레 선발 한용덕에 산발 2안타로 허덕인 해태는 8회 홍현우-장채근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해태 김응룡 감독은 여기서 대주자 전문 김태완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고작 5안타를 친 선수. 공교롭게도 한화 연고 선수였다. 김태완은 한용덕의 직구를 공략해 2타점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태완은 역전 득점까지 올렸다. 4연속경기 역전승을 거둔 해태의 1991년 우승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장종훈의 역대 포스트시즌 4번째 만루홈런

1999년 10월 13일 두산-한화의 PO 3차전. 두산 선발 최용호가 흔들렸다. 1회 선취점을 내주고 무사만루가 됐다. 장종훈 타석. 전성기를 지나 선수생활 마감을 앞두고 맞은 포스트시즌이었다. 두산은 구자운으로 교체를 검토했으나 최용호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장종훈이 헛스윙하자 안심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만루홈런이 터졌다. 4구째였다. 역대 포스트시즌 4번째, 역대 PO 2번째였다. 1989년 KS서 이강철을 상대로 홈런을 친 이후 10년 만의 아치였다. 한화의 3연승. 두산은 결국 4연패로 침몰했다.


○공을 맞고 쓰러진 이승엽이 악에 받친 도루

1999년 10월 13일 삼성-롯데의 PO 2차전. 롯데 선발 주형광에 밀려 삼성은 3회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4회 이승엽은 주형광의 공에 뒷목을 맞고 쓰러졌다. 큰 부상인 줄 알았으나 다행히 응급조치를 받고 1루에 나갔다. 스미스의 타석에서 이승엽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도루를 했다. 당황한 롯데 포수 강성우가 악송구를 했다. 그 도루는 잠자던 삼성 타선의 공격본능을 자극했다. 적시타를 몰아치며 4점을 뽑아 주형광을 강판시켰다.


○부정투구 시비 일었던 레스의 꾀돌이 피칭

2004년 10월 13일 삼성-두산의 PO 1차전. 삼성이 시즌 17승2패로 다승 공동 1위인 에이스 배영수 대신 김진웅을 선발 등판시켰다. 모두 깜짝 놀랐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배영수에게 휴식을 하루 더 주기 위해 2차전으로 돌렸다’는 김응룡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보다는 두산의 에이스 레스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다. 공동 다승왕(17승8패) 레스는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KIA와의 준PO 1차전에서 손에 침을 발라 던지는 버릇 때문에 부정투구 시비에 휘말렸던 사실을 의식했는지, 레스는 투구 사이사이 마운드에서 내려와 살짝살짝 침을 바르는 요령으로 삼성 벤치의 어필을 교묘히 피해나갔다. 결국 레스의 역투 속에 두산이 4-3으로 승리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구원투수 장원삼과 이현승, ‘히어로스 출신 용병’들의 역투 대결

2010년 10월 13일 삼성-두산의 PO 5차전. 벼랑 끝에 몰린 두 팀은 총력전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양 팀 선발투수가 조기에 강판된 뒤 투입된 투수는 장원삼(삼성)과 이현승(두산). 당시 구단 운영자금이 모자란 히어로스에서 내다판 ‘한국형 용병’들이었다. 두 좌완의 불꽃 튀는 대결은 연장으로 넘어갔고 결국 11회 장원삼의 승리로 끝났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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