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PO진출 실패 요인
첫 PS선수 10명…베테랑 빈자리 커
4번타자 김동주 대신 윤석민 기용 무리
프록터 3차전 기용…투수 교체도 실패
두산이 롯데에 1승3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대량실책을 하며 흔들렸던 롯데를 잡지 못한 1차전이 아쉬웠다. 2차전 패배 후 벼랑 끝에서 3차전을 극적으로 잡았지만 4차전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는지 모른다. ‘공수의 핵’ 손시헌의 공백이 너무 컸다. 게다가 두산 김진욱 감독은 준PO에 김동주 고영민 등 베테랑들을 제외시켰다. 두산에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가 10명이나 됐다. 물론 엔트리 구성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흐름을 풀어가는 경험을 지닌 베테랑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 시리즈였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세대교체’를 꾀했다. 시간이 흐르면 세대교체는 필연적이다. 준PO 엔트리에 최주환 허경민 오재일 등을 넣으며 성적보다는 경험 쌓기에 비중을 둔 이유다. 게다가 큰 경기에선 대개 주전들이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하위타선에서 ‘깜짝 스타’가 나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작전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엔트리에 넣은 것치고는 눈에 띄는 파격적 선수운용이 없었고, 결국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최준석 등 그동안 해주던 선수들이 해줬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1·2차전에서 초보 감독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도 ‘증명된’ 김동주가 아닌 ‘기대주’ 윤석민을 4번 카드로 택했다. 팀의 10년을 내다보고 미래의 중심타자를 키우려는 속내였다. 실제 윤석민을 시리즈 내내 4번에 배치하는 강단을 보였다. 그러나 2차전에서 실수를 범했다. 1-2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서 윤석민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물론 4번타자도 번트를 댈 수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봤을 때, 김동주를 빼고 윤석민을 넣었다면 혹 병살을 치더라도 강공으로 가는 믿음을 보였어야 했다는 게 중론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아쉬웠다. 물량공세로 총력을 가해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큰 경기에서 A급 마무리 프록터는 3차전에서야 마운드를 밟았다.
김 감독은 올해 사령탑으로 선임된 뒤 페넌트레이스를 42.195km의 마라톤과 비교했다. 8개월의 대장정을 치르기 위해 구간별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였다. 정규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위기를 딛고 3위로 마감하며 가을무대에 섰다. 약점으로 꼽혔던 선발진을 최강으로 구축한 것은 괄목할 성과였다. 그러나 결승점을 앞두고 순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막판 스퍼트에 실패했다. 열심히 잘 달려오고도 야구팬들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가을잔치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직|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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