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만 만나면 작아지는 거인

입력 2012-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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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수. 스포츠동아DB

투심 재미 톡톡…올시즌 6승 1S 2홀드 천적

불펜투수가 한 시즌에 특정팀을 상대로 6승을 올렸다. 10경기에서 6승무패, 1세이브, 2홀드. 방어율은 1.38(13이닝 2실점)이다. 이 정도면 ‘나갔다 하면 무조건 팀이 이겼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 천적 중의 천적이고, 킬러 중의 킬러다.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는 롯데가 가장 두려워하는 이름, SK의 홀드왕 박희수(29)다.

롯데에만 강했던 것은 아니다. 올 시즌 8개 구단 통틀어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불펜 투수였다. 65경기에서 8승1패6세이브에 34홀드를 올려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다시 썼다. 82이닝 동안 삼진은 93개나 잡았고, 홈런은 2개밖에 맞지 않았다. 또 7월에만 방어율 4.91(7.1이닝 4실점)로 흔들렸을 뿐, 이외에는 월간 방어율이 모두 1점대 이하였다. 심지어 4월과 6월, 10월 방어율은 ‘0’이다.

위기에도 강했다. 주자가 없을 때(0.222)보다 있을 때(0.153)의 피안타율이 훨씬 낮다. 득점권 피안타율은 0.159. 7차례의 만루 상황에서 안타도, 볼넷도 내준 적이 없다. 무엇보다 박희수의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은 오른손 타자들에게 잘 통한다. 우타자가 즐비한 롯데로선 SK의 다른 어떤 투수들보다 불펜의 박희수를 견제하는 게 당연하다. 롯데의 한 타자는 “마무리 정우람의 공은 어떻게든 쳐보겠는데, 박희수의 공은 정말 못 치겠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SK도 박희수의 위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박희수의 투구이닝과 투구수(1237개)가 많았던 점을 고려해 시즌 막바지에 충분히 관리해줬다. SK 이만수 감독은 “롯데 불펜만큼 우리도 강하다. 박희수와 정우람에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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