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이 2013시즌 투수 최고 연봉에 도전한다. 마무리 투수로서 투수 연봉킹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2005년 입단후 연봉 책정 구단에 일임
해외 진출 포기 등 추가 인상 요인 기대
구단 측 “합당한 대우…섭섭치 않을 것”
넥센, 내년 김병현에 얼마나 줄지 변수
‘끝판대장’ 삼성 오승환(30)의 내년 시즌 연봉은 어디까지 치달을까. 한국 최고 마무리투수로서 최고 연봉 투수로 등극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승환의 올 시즌 연봉은 3억8000만원이었다. NC를 포함한 9개 구단 전체 선수 중 17위에 해당되는 금액. 투수로만 좁혀 보면 KIA 윤석민과 공동 6위였다. 올해 최고 연봉 투수는 두산 김선우로 5억5000만원이었고, 특별지명 자격으로 넥센에 입단한 김병현과 프리에이전트(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대현이 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화 류현진(4억3000만원)과 삼성 배영수(4억원)도 오승환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다.
내년 시즌 오승환의 연봉 상승 요인은 매우 많다. 우선 성적이다. 올 시즌에도 50경기에 등판해 2승1패37세이브, 방어율 1.94의 호성적을 올렸다. 지난해(47세이브)에 이어 2년 연속 세이브 1위이자 개인 5번째 세이브왕 타이틀. 게다가 전설의 소방수 김용수(227세이브)를 넘어 역대 개인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49세이브)을 세웠다. 명실상부한 한국프로야구 최고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다 올 시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구단의 만류로 포기한 점, 내년에 국내 타 구단으로도 이적이 자유로운 FA 자격을 채운다는 점도 오승환의 연봉을 추가로 상승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돌부처’ 오승환은 2005년 입단 후 연봉 협상에서 한번도 자신의 요구를 내세우지 않고 구단이 주는 대로 사인했다. 삼성 역시 알아서 대접해줬다. 그러나 이번엔 다른 분위기다. 오승환은 5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만큼은 연봉협상 때 내 목소리를 내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삼성 송삼봉 단장은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도 있기 때문에 오승환에게만 파격적인 인상을 해주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도 생각은 있다.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오승환에게) 절대 섭섭하게는 안 하겠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선”이라고 원론적인 얘기를 했지만 “오승환에 대한 합당한 가치를 인정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최고 연봉 투수인 김선우(두산)는 6승9패로 부진했다. 연봉이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의 공헌도를 높게 평가하더라도 동결 이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른 투수들도 해외 진출이나 FA 장기계약, 성적 등의 이유로 오승환 이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승환이 내년 시즌 국내 최고 연봉 투수로 도약할까. 한 가지 변수는 최근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넥센이 내년 시즌 김병현의 연봉을 얼마로 발표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