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김현수-손아섭 “2013년은 만사홈통!”

입력 2013-01-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손아섭(왼쪽)은 두산 김현수를 타격의 롤모델로 꼽는다. 두 왼손 교타자는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선의의 경쟁의식 속에 의기투합한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왼쪽)은 두산 김현수를 타격의 롤모델로 꼽는다. 두 왼손 교타자는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선의의 경쟁의식 속에 의기투합한다. 스포츠동아DB

김현수
단타만 치면 투수가 두려워 안해
타율보단 타점…결국 홈런이 답
WBC? 난 아직 국가대표 초년생



손아섭

현수 형은 20홈런 넘겨 봤잖아요
난 지난해 최다안타 불구 58타점
WBC 대표팀서 많이 배워 오겠다


롯데 손아섭(25)은 두산 김현수(25)를 ‘롤모델’이라고 한다. 김현수도 손아섭에 대해 “충분히 잘 한다. 국제대회에서도 걱정 없다”며 높이 치켜세운다. 좌타자에 외야수라는 공통점에 더해 중심타자로서 향후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까지 꼭 닮은 둘은 ‘장타자’라는 동일한 목표를 세워놓고 2013시즌을 준비 중이다.


○대표 교타자들이 장타 욕심내는 이유?

김현수와 손아섭은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김현수는 2년 연속(2008∼2009년) 타율 3할5푼 이상이라는 진기록을 남기며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얻었고, 손아섭은 롯데의 3번타자로 2년 연속(2011∼2012년) 타율 3할을 기록하며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다. 쟁쟁한 타자들을 제치고, 최다안타왕(김현수 2008∼2009년·손아섭 2012년)과 외야수 골든글러브(김현수 2008∼2010년, 손아섭 2011∼2012년)를 거머쥐기도 했다.

그러나 둘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장타자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홈런 욕심은 유명하다. 이미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선수로 2년 연속 20홈런(2009년 23개·2010년 24개)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단순히 홈런이 ‘야구의 꽃’이기 때문에 많이 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는 “홈런만 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찬스 때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 단타만 치면 상대투수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수의 말에 손아섭도 동의했다. 손아섭은 “(김)현수 형 말이 맞다. 지난 시즌 최다안타를 치면서 타이틀에 대한 중요성도 느끼고 기분도 좋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며 “20홈런-90타점은 쳐야 상대투수들이 무서워한다.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 투수에게 스트레스를 줘야 하는데, 단타만 치면 ‘맞아도 안타’라는 생각을 하지 않겠나. 단타자는 장타자에 비해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홈런만큼 중요한 것은 타점

홈런을 많이 치고 싶은 또 다른 이유다. 김현수는 늘 “타율보다 타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홈런을 치면 타점은 자연스럽게 많아진다”고 말했다. 손아섭 역시 “지난해 안타는 많이 쳤지만, 타점(58개)이 너무 적었다”며 “중심타자로서 90∼100타점은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홈런을 치면 최소 1타점 아닌가. 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2루타나 3루타를 치면 타점을 올리면서 득점 찬스도 이어가게 된다”고 장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왔던 타격법을 모두 버리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현수는 지난 2년간 타격에 대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았다. 앞으로 도전을 멈출 생각도 없다. “아직 젊고, 야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더 많이 있고, 매년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야구선수 김현수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손아섭도 “내 타격폼에 변화를 주면서까지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내가 (김)현수 형처럼 체격조건이 좋거나 타고난 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밸런스로 타격 타이밍만 잘 맞으면 큰 타구가 나온다는 믿음이 있다. 콘택트 능력은 유지하되 장타를 칠 수 있도록 타격 밸런스를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가대표 손아섭 “나도 현수 형처럼”

손아섭은 추신수(31·신시내티)의 불참 선언으로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생애 첫 태극마크. 그러나 그는 “난 아직 (김)현수 형처럼 국가대표하면 생각나는 타자가 아니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실제 김현수는 국가대표 단골손님이다. 스스로는 “국제대회에 몇 번 나갔을 뿐이고 나 역시 국가대표 초년생”이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09년 제2회 WBC를 거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고 2013년 WBC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손아섭은 “(김)현수 형이나 (최)정(SK)이 형도 그렇고, 이미 20홈런을 친 타자들 아닌가. 애버리지(타율)로는 나도 이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지만, 아직까지 한 시즌에 20홈런을 못 쳐봤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가 됐으니까 좋은 타자들에게 배운다는 마음뿐이다. 그리고 언젠가 선배들을 뛰어넘는 타자가 될 수 있는 성장의 발판으로 국제대회를 삼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