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류중일감독의 여유

입력 2013-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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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채태인 심창민 경미한 부상에도 1군 제외

“아쉽지만 우야겠노. 아프면 쉬어야지.”

삼성 류중일(50·사진) 감독은 23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입맛을 다셨다. 최근 투타의 핵으로 맹활약 중인 심창민(20)과 채태인(31)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못하고 있을 때 (엔트리에서) 빠지면 괜찮은데, 잘하고 있을 때 빠지니까 아쉽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때 채태인과 심창민이 덕아웃으로 찾아와 인사를 하자 류 감독은 “소풍 잘 갔다 와라. 실컷 놀다 와라”며 손을 흔들었다.

채태인은 이날 경기 전까지 0.380의 고타율로 장외 타격 1위에 올라 있었다. 규정타석에 6타석 부족한 상태였다. 19일 마산 NC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는데, 결국 이날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햄스트링이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삼성 권오경 수석 트레이너는 “다행히 엉덩이 아래쪽에 1.5cm 가량 살짝 찢어졌다. 타격과 수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전력질주를 하면 부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감독님께서 1군 엔트리에서 빼셨다”고 설명했다.

필승카드로 자리매김한 심창민은 오른쪽 어깨에 미세한 염증이 발견됐다. 지난 주말 NC전에 마무리로 등판한 뒤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22일 불펜에서 몸을 푸는 과정에서 통증이 생기자 정밀검진을 받았다. 권 트레이너는 “심창민은 만성염증으로 투수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성적에 급급하다면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고 며칠 경과를 지켜본 뒤 기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열흘이면 되는데 무리하다가 한 달이 될 수 있다. 참고 뛸 수 있는 부상이 있고, 안 되는 부상이 있다”며 멀리 내다봤다. 류 감독은 이에 앞서 안지만과 박한이 등도 몸에 약간의 이상이 발생하자 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부상을 완벽하게 치료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류 감독이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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