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전구단 상대 홈런포로 보답한 이성열

입력 2013-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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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성열. 스포츠동아DB

실투였지만, 엄청난 힘이 동반되지 않으면 칠 수 없는 ‘대형 홈런’이었다. 31일 잠실 두산전 3-1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넥센 이성열(29)은 볼카운트 3B-2S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한가운데 체인지업(134km)을 통타했다. 빨랫줄처럼 대기를 가른 타구는 잠실구장의 가장 먼 담장을 넘겼다. 이성열은 중월솔로포(비거리 130m)와 2루타 2개 등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터트리며, 팀의 10-3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전구단 상대 홈런 기록도 달성했다. 홈런 부문에서는 최정(13개)에 이어 단독 2위(12개). 넥센 선발 강윤구는 5.1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낚았다. 두산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넥센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는 “정확하게 수치화활 수는 없지만, 이성열은 박병호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파워를 갖고 있다”고 했다. 2003년 LG에 입단한 이성열은 두산을 거치며 미완의 대기로 불렸다. 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2010년 24개의 홈런을 날렸지만, 2011·2011시즌에는 각각 7개의 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성열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은 염경엽 감독의 부임이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성열에게 신임을 보냈고, 이성열은 좋지 않은 선구안과 큰 테이크백 등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 결과가 홈런 세례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코칭스태프의 신뢰 속에서 싹튼 자신감이다. 올 시즌 그의 헛스윙 비율은 전체 1위(22.1%)다. 2위 김대우(롯데·15.0%)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삼진 역시 1위(51개).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헛스윙과 삼진이 자신감의 이면이다. 염 감독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지금처럼 발전하는 중이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이성열 역시 “꾸준히 출전하다보니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감독님 가슴을 떠미는 홈런 세리머니를 오늘은 세게 했다”며 웃었다. 이어 자신의 파워에 대해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을 물려주시고, 좋은 음식을 많이 해주신 덕분”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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