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피겨 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24)의 부진에 일본 언론이 냉혹한 두 얼굴을 드러냈다.
아사다 마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5.51점으로 16위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앞 다퉈 아사다 마오 찬양 일색이던 일본 언론은 아사다 마오의 부진에 언제 그랬냐는 듯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언론의 야누스 같은 태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전·후 보도 내용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경기 전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소치에 입국했을 당시 일본 산케이신문은 “김연아가 소치에 도착하자 한국 취재진들이 경비원도 놀랄 정도의 과잉 보호로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을 맞이했다. 소치 국제 공항은 괴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당시 “단체전에 참가한 아사다가 김연아에 비해 실전 경험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다. 김연아는 최근 200점 대 기록을 세웠지만 진정한 실력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며 애써 마오의 우세를 점쳤다.
또 일본 도쿄방송(TBS)은 한 아침 프로그램을 통해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예상하며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일 경기에서 김연아가 쇼트 74.92점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아사다 마오는 55.51점으로 16위에 그치자 일본 언론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산케이스포츠는 20일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아사다 마오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는 아사다 마오를 향해 “보기 좋게 넘어졌다. 그 아이는 중요할 때마다 넘어진다”며 비난했다.
또 지난 9일 열린 피겨 단체전에서 넘어진 것까지 언급하며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사다가 나를 망신시키는 일은 없었다”는 말로 아사다마오를 폄하했다.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더욱 격렬하다. 일본 누리꾼들은 “세금 도둑” “할복하라” “헤엄쳐서 귀국해라” 등, 도를 넘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전 자신들의 영웅으로 추앙하던 선수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는 태도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자의든 타의든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와 경쟁 관계에 놓였던 아사다 마오는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자국 언론과 국민들에게마저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쓸쓸히 선수생활을 접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