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ML 전설 스몰츠 “똑같은 볼이 하나도 없다”
MLB 트위터 “2번째 시즌 인상적으로 시작”
3회 첫 타석 안타·4회땐 희생번트…방망이도 진화
“똑같은 볼이 하나도 없다.”(해설자 존 스몰츠)
“제구력을 본받고 싶다.”(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코리안 몬스터’에 대해 찬사가 이어졌다. 이런 평가에 걸맞게 류현진(27·LA 다저스)은 시즌 첫 등판부터 완벽한 투구로 가볍게 승리를 신고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 2014시즌 개막 2차전 애리조나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1볼넷만 허용한 채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7-5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 87개 중 스트라이크는 55개. 최고 구속은 시속 92마일(148km)로 나타났다. 방망이 실력도 여전했다. 3회초 첫 타석에서 우중간안타를 치고 나가 후속 안타 때 득점까지 올렸고, 4회초 1사1루선 희생번트를 성공하는 등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를 펼쳤다.
주위에선 ‘2년생 징크스’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안정감과 여유가 넘쳤다. 1회말 첫 타자 AJ 폴락을 공 1개로 우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더니 이후 완벽한 컨트롤,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애리조나 타선을 압도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극찬이 이어졌다. 이날 해설을 맡은 존 스몰츠는 경기 도중 “똑같은 볼이 하나도 없다”며 지난해에 비해 더 다양한 공으로 승부한 류현진의 진화된 투구를 높이 평가했다.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한 스몰츠는 ML 역사상 유일하게 개인통산 200승(213승)-150세이브(155세이브)를 돌파했고, 1996년 사이영상을 거머쥔 특급투수 출신이다. 전날 개막전에서 6.2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다저스의 에이스 커쇼는 23일 경기 도중 즉석 방송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제구력을 본받고 싶다”며 류현진 칭찬에 가세했다. 커쇼는 2011년과 2013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현역 최고 투수다.
류현진은 5회말 1사 1루서 폴락을 상대로 초구를 던지다 오른 발목을 접질렸지만,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이닝 교대 시 절뚝거리며 들어가 걱정을 샀으나, 경기 후 류현진은 “발목을 다친 게 아니라 3회 베이스러닝 도중 발톱을 살짝 다쳤다. 괜찮다”고 밝혔다. 3회 디 고든의 2루타 때 3루를 돌다 멈추는 과정에서 미세한 통증이 발생한 것이었지만 무리하지 않기 위해 교체됐다는 설명이다.
MLB닷컴의 트위터는 류현진이 임무를 마치자 곧바로 “류현진이 2년째 시즌을 인상적으로 시작했다”고 호평했고, 경기 후 MLB닷컴은 ‘류현진이 3만8079명의 관중 앞에서 사이영상 수상자 커쇼가 거둔 개막전 승리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7-0으로 앞서다 불펜 난조로 7-5로 어렵게 승리를 거두자 “투수 가운데 류현진만 정말 잘 던졌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첫 등판(샌프란시스코전)에서 6.1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2번째 경기(피츠버그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출발이 좋은 류현진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