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볼스테드가 니퍼트에 이어 또 하나의 용병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볼스테드는 11일 잠실 삼성전 호투로 두산에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선사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두산 볼스테드
삼성전 8.1이닝 3안타 1실점 호투
“완봉 깨져 아쉽지만 팀 승리에 만족”
11일 잠실 삼성전. 두산 선발이었던 크리스 볼스테드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이미 110개의 공을 던진 상태였다. 그러나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였던 채태인을 6구 승부 끝에 잡아냈다. 이후 급격하게 힘이 떨어지며 최형우에게 2루타, 박석민에게 볼넷을 차례로 내줬고 이승엽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1실점했지만, 끝까지 이를 악물고 공을 던졌다. 성적은 8.1이닝 3안타 3삼진 1실점. 이날 투구수는 무려 127개였다. 완봉과 완투는 실패했지만 그는 충분히 만족했다는 듯 주먹으로 글러브를 치며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볼스테드는 올 시즌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새 외국인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207cm의 큰 키에서 내리꽂히는 시속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이 가장 큰 무기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에 돌입한 뒤에는 기대만큼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4월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3이닝 8안타 2홈런 9실점(4자책)하며 패전을 떠안았고, 이후에도 6이닝을 채운 적이 없었다. 방어율은 5점대로 치솟았다.
니퍼트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볼스테드마저 흔들리자 순위 반등을 노리는 두산의 날개가 꺾이는 듯 했다. 유희관과 노경은이 버티고 있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심하고, 9개 팀의 순위가 촘촘한 상황에서 외국인선발 2명이 흔들리면 순위싸움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볼스테드는 이날 선발 예고된 뒤 심기일전했다. 그리고 최고구속 148km의 투심패스트볼을 비롯해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지며 삼성 타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었다. 6회 제구가 다소 흔들리며 볼넷 2개를 내주기도 했지만 다음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국내무대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고, 팀을 위닝시리즈로 이끌었다.
볼스테드가 살아나 가장 기분 좋은 사람은 두산 송일수 감독이었다. 송 감독은 “볼스테드가 빼어난 피칭을 했다”며 “투수에서 컨디션이 좋을 때 마운드 위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딱 그런 모습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볼스테드도 “내 몫을 다 해서 기분 좋고, 팀이 이겨 더 좋다”며 활짝 웃고는 “오늘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집중했고, 커브와 싱커(투심)의 구사가 잘됐다. 또 수비의 도움도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완봉이나 완투가 깨진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팀 승리에 만족한다”고 개인이 아닌 팀에 초점을 맞췄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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