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라 데시마. 사진출처|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부상으로 출전 불확실했던 벤제마까지 나선 치열한 승부
후반 48분 동점골·연장 후반 3골…극적인 역전드라마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25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렸다. 0-1로 뒤진 후반 48분 세르히오 라모스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간 레알 마드리드는 연장 후반에만 3골을 몰아쳐 4-1 역전승으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 팬들을 사로잡은 ‘마드리드 더비’
유럽축구 최고의 이벤트답게 경기장에는 축구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 루이스 피구는 챔피언스 우승트로피 ‘빅이어’를 들고 나온 뒤 라울과 함께 관전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대표팀 감독과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빅매치를 보기 위한 팬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마드리드에서 왔다”는 한 팬은 경기 전날부터 ‘2000유로(약 280만원)를 주겠다’는 문구를 크게 적어 들고 다녔다. 리스본을 찾았지만 결승 티켓을 구하지 못한 수만 명의 팬은 대형화면이 설치된 시내 주 광장 ‘프라카 두 코메르시우’ 팬존에서 응원할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스 창설 이후 같은 도시의 두 팀이 결승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드리드 더비’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통해 유럽 전체가 축구에 집중했다.
● 부상자까지 모두 나선 마드리드 더비
경기 전 가장 큰 이슈는 부상자의 출전 여부였다.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부상에서 일찌감치 완쾌됐지만, 카림 벤제마의 출전은 불투명했다. 축구선수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사타구니 부상이 문제였다. 며칠 전 카를로 안첼로티 레말 마드리드 감독은 “벤제마의 출전이 불확실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벤제마는 선발로 나섰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부상 때문에 고민이 컸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미드필더 아르다 투란은 허리, 스트라이커 디에구 코스타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코스타는 꿈의 무대인 월드컵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포기할 수 없어 세르비아로 날아가 ‘말 태반 치료’를 받는 등 출전을 위해 애썼다. 그 덕에 팀으로 복귀해 이날 선발라인업에 포함된 코스타는 전반 9분 만에 교체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 레알 마드리드의 극적인 통산 10번째 우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36분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실수가 동반된 디에구 고딘의 선취골로 1-0으로 앞섰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상대 골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후반 45분이 지나고 레알 마드리드에게 주어진 시간은 인저리타임 5분에 불과했다. 이 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라모스의 동점 헤딩골이 터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연장 후반 5분부터 역전 드라마를 썼다. 앙헬 디마리아의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이 굴절되자 가레스 베일이 헤딩으로 마무리해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7분 뒤 마르셀로의 추가골이 터졌고, 연장 후반 15분에는 호날두가 페널티킥 쐐기골로 우승을 자축했다.
리스본(포르투갈)|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