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베이스볼] 박병호, 중학교 때부터 몸 만든 ‘준비된 홈런왕’

입력 2014-06-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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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괴력을 자랑했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괴력을 자랑했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스포츠동아DB

■ 넥센 박병호 힘의 원천은?

“웨이트트레이닝 중요성 일찍 깨달아”
어릴 때부터 체육관 다니며 근력 강화
학교 유리창 자주 깨 그물망까지 설치


6월 10일 145m, 5월 8일 140m, 5월 20일 135m. 올해 넥센 박병호(28)가 때려낸 초대형 홈런들의 비거리다. 좀 과장을 하면, 소위 ‘제대로 걸리면’ 비거리 130m는 기본으로 나온다. 실제로 19일까지 때려낸 홈런 27개 가운데 8개가 130m 이상 날아갔다. 베테랑 프로야구 기록위원들조차 순간적으로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해 비거리를 최종 수정하는 일이 두 차례나 벌어졌다. 이 정도면 그냥 ‘홈런왕’을 넘어 야구계의 ‘천하장사’라 해도 손색이 없다. 쟁쟁한 거포들이 모두 모인 프로야구에서도 유독 파워로 주목받고 있는 박병호. 그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 어린시절 성장의 비결? “키 크는 한약 정도가 전부”

박병호의 키는 185cm, 몸무게는 107kg이다. 그러나 그는 의외의 사실을 들려줬다. “친가와 외가를 통틀어 180cm가 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운동선수 출신도 역시 없다”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혜택을 받은 부분은 아버지의 강한 체력 정도. 그렇다고 어릴 때부터 남다른 보양식을 챙겨먹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보양식은 지금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특별한 건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복용했던 한약이다. 힘을 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박병호는 “집 안에 키 큰 사람이 없으니 혹시 키가 자라다 멈출까봐,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키 크는 데 도움이 되는 한약을 꾸준히 먹었다”고 귀띔했다.


● 한 달에 30장씩 깨진 모교 유리창, 결국 그물망 설치



키가 쑥쑥 자란 박병호는 영남중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힘을 뽐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와 3학년 때, 두 차례나 목동구장에서 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다. 박병호는 “그때의 목동구장은 펜스가 지금보다 더 멀리 있었다”고 회상했다. 중학생 특급 거포의 출현에 야구계가 놀라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처음에는 교내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이기도 했다. 야구를 못 해서가 아니라 잘 해서 골칫덩어리였다. 박병호가 연일 총알같이 때려내는 타구에 영남중 유리창이 한 달에만 서른 장씩 깨져 나갔다. 결국 학교는 야구부 훈련장과 학교건물 사이에 그물망을 설치했다. 오직 단 한 사람, 박병호 때문이었다. 박병호는 그 시절의 일화에 대해 “유리창을 매번 갈아 끼우는 것보다 그물망 값이 더 싸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 어릴 때 깨달은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 파워의 원천

이 정도면 특별한 비결이 있을 법도 하다. 재차 물었다. 박병호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곧 답을 하나 찾았다.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조금 일찍 깨달은 것 같다”는 것이다. 일단 기본이 갖춰진 후에는 유지하고 발전하는 게 최선. 박병호도 그렇게 했다. 학교에서 다같이 하는 체력훈련 외에도, 중학교 때부터 따로 체육관에 다니면서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그는 “주변에서 지금 체격과 힘을 유지하려면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었다”며 “어릴 때 이미 체격과 체력이 좋은 운동선수들이 많다. 그 시기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과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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