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헤켄도 7차전엔 떨겠지 뭐” 장원삼의 두둑한 넉살

입력 2014-11-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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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면도를 해야 깔끔하게 던져요.”

삼성의 왼손 에이스 장원삼(31)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앞두고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면도를 하지 않아 턱수염이 군데군데 제법 자라있었고, 동안도 살짝 자취를 감췄다. 경기 전날 면도를 하는 습관에 따라 이날만큼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는 “TV에 나오니까 더욱 면도를 해야한다”고 넉살 좋은 웃음을 보여줬다.

장원삼은 이날 불펜에서 혹시 모를(?) 7차전을 준비했다. 30여개의 공을 던지며 연신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원삼이 그리는 시나리오는 삼성의 4승2패 통합우승이다. 일찌감치 7차전 선발로 예고돼 있어서 부담감 가득한 마지막 경기를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6차전에서 불펜으로 나올 일도 없다. 그는 “4차전에서 지는 바람에…”라고 말을 줄이면서 “넥센이라서 부담이 없진 않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3차전에서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6.1이닝 동안 3안타(1홈런) 2볼넷 1실점했다. 넥센의 외국인타자 비니 로티노에게 5회 불의의 1점홈런을 맞았을 뿐, 그 외에는 단 1차례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장원삼은 이날 등판 전에도 “3차전은 타격전이 될 것이다”고 엄살을 피웠었다. 작년에는 더 대단했다. 두산과 맞붙은 KS에서 이번과 같이 3, 7차전에 선발등판했다. 3차전에서 6.1이닝 4안타(1홈런) 1볼넷 3삼진 2실점, 7차전에서 5.2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1자책)으로 2승을 책임졌다. 삼성의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대미를 장식했던 것이다. 그리고 올해도 사상 첫 4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손수 완성할 자리에 있다.

그는 “7차전은 선발투수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축소했다.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이 무너진다면 망설임 없이 다음 투수를 올린다는 것이다. 자신도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도 같은 부담을 안고 있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 잘 던지는 좋은 기억을 안고 들어갈 것이다”고 지긋이 웃었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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