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가 결선에? 배드민턴의 안타까운 현주소

입력 2014-12-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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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배드민턴 코리안리그 파이널즈’가 열리고 있는 5일 오산시민회관. 이날 여자부에서는 삼성전기와 화순군청, MG새마을금고와 인삼공사의 4강전(결선 2라운드)이 치러졌다. 삼성전기와 새마을금고는 1, 2차 대회 합산 1, 2위를 기록하며 4강 직행했다. 반면 화순군청(6위)은 4일 열린 플레이오프(PO)에서 인천국제공항(5위)을 꺾었다. 다만 인삼공사가 같은 날 꺾은 김천시청은 대회 9위를 차지하며 6위까지 주어지는 파이널즈 진출 자격이 없었다. 김천시청은 어떻게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여기서 여자배드민턴의 안타까운 현주소를 찾아볼 수 있다. 1, 2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배드민턴 강호’ 대교가 올해를 끝으로 여자배드민턴을 해체하면서 결선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대교는 10월말~11월초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끝으로 팀 해체를 선언했다. 체전 직후 선수단과 송별회를 마치고 이별을 가시화했다. 대교는 1997년 오리리화장품 팀을 인수해 창단, 방수현과 라경민 등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며 강팀으로 입지를 굳게 다졌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배드민턴계와 인연을 맺어 대한배드민턴협회장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을 지낼 정도로 국내외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6월에는 BWF 종신 명예 부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교는 운영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고, 선수들의 계약금 및 연봉이 치솟으면서 배드민턴단 운영에 부담을 느꼈다. 대교는 축구단을 남기는 대신 배드민턴단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팀 해체 수속을 모두 밟은 대교가 12월 결선 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7위 포천시청과 8위 포스코는 은퇴 선수 등으로 전력에 구멍이 나면서 대회참가를 포기했다. 9위 김천시청이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다.

다행히도 대교 선수 가운데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선영과 새마을금고와 계약한 김문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선수(최혜인 송민진 고은별 이소희, 박소영)가 인천국제공항의 유니폼을 입었다. 마침 인천국제공항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중수 전무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이탈 없이 새 유니폼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5명의 선수들은 3일 계약서에 서명하며 내년부터 새 둥지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인천국제공항은 단숨에 우승권 전력을 갖추게 됐지만 대교의 해체로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됐다.

오산|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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