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빅3’를 응원하는 ‘3색’ 응원전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노란색 모자를 쓰고 우승 축하 플래카드를 든 전인지 팬들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맨 위쪽부터). 최근 열린 국내 대회에서 남색모자로 멋을 낸 이정민의 팬들(가운데)과 ‘GO’가 쓰인 핑크색 모자를 쓰고 경기를 지켜보는 고진영의 팬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스포츠동아DB
BMW챔피언십 응원 열기…인기 실감
“덤보, 파이팅!”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자 큰 박수와 함께 응원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는 팬들의 응원 대결도 뜨거웠다. 더욱이 이날은 올 시즌 KLPGA투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빅3’ 전인지와 이정민(23·비씨카드), 고진영(20·넵스)의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전인지는 노란색이다. ‘단합’을 의미한다고 한다. 30여명의 팬들은 똑 같은 모자를 쓰고 응원한다. 특별히 US여자오픈 우승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까지 준비했다. ‘US OPEN 우승, DUMBO SLAM 달성! 전인지, 그대는 우리의 자랑!’이라는 문구의 노란색 플래카드는 이틀 전 귀국한 전인지에게 또 다른 힘을 줬다.
이정민은 남색, 고진영은 핑크색이다.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팬클럽을 상징하는 색깔로 누가 봐도 한눈에 누구의 팬인지 알 수 있다.
버디 하나에 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먼저 기세를 올린 건 이정민이다. 2번홀(파4)에서 가장 먼저 버디를 잡아내며 앞서 나갔다. 순간 “나이스 버디!”라는 함성이 터졌다.
전인지는 피곤한 탓인지 초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3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주춤했다. 팬들도 함께 아쉬워했다. 안타까워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응원의 열기가 식을 때쯤 기다리던 버디가 나왔다. 6번홀(파5)에서 이날의 첫 버디를 성공시키자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고진영은 초반에 고전했다. 2번과 3번홀(파5)에서 연속보기를 했다. 뒤늦게 7번홀(파4)에서 첫 버디가 나왔다. 조용하던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힘을 불어 넣었다. 응원의 힘이 전달됐을까. 고진영은 9번홀(파4)과 10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스타들에게 팬은 든든한 후원자다. 전인지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팬들의 응원에 고마워했다. 그는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힘이 여기까지 전달돼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자골퍼들의 인기는 절정이다. 팬클럽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10년 가까이 투어를 뛴 베테랑은 물론 신인선수들도 팬클럽이 생길 정도다. KLPGA투어 최고 인기스타는 단연 전인지다. 특히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팬이 더욱 늘었다. 2년 전 처음 결성된 ‘플라잉 덤보’라는 이름의 팬클럽은 우승 전 3600여 명이었다. 우승 당일에만 3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하면서 지금은 4000명을 넘겼다.
골프장에는 섭씨 35도에 가까운 폭염이 쏟아졌다. 그러나 팬들의 응원에는 변함이 없었다. 전인지의 팬클럽으로 활동중인 한 회원은 “팬들의 마음은 하나다. 성적에 상관없이 무조건 응원한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영종도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