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과 동일한 모조품 전시, 우승자에게도 모조품 증정

입력 2015-09-1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에비앙골프장 18번홀 그린 옆 잔디밭에 전시된 LPGA투어 5대 메이저대회의 우승트로피. 에비앙(프랑스|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5대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 전시의 비밀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이 열리는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 18번홀 그린 옆 잔디밭은 갤러리들의 사진촬영 명소다. 선수와 갤러리들의 이동통로이기도 한 이곳엔 대형 스코어보드가 설치돼 있고, 그 바로 앞에 5대 메이저대회의 우승트로피가 전시돼 있다. 특히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LPGA투어를 대표하는 메이저대회의 우승트로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이곳에 전시된 우승트로피에는 숨은 비밀이 있다. 모두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다.

하지만 진품과 동일하게 만들어 이런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더욱 놀라운 건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트로피도 진품이 아닌 모조품을 준다. 크고 멋스럽게 제작된 진품의 트로피는 시상식에서만 사용되고 트로피 하단에 우승자의 이름을 새겨 회수한 뒤 보관한다. 선수에게 증정되는 트로피는 진품의 3분의2 크기로 축소된 모조품이다. 대개는 시상식이 끝난 뒤 집으로 보내준다.

우승자가 진품과 똑같은 크기의 우승트로피를 갖기 위해선 별도로 주문한 뒤 제작비를 내고 구입해야 한다. 돈을 주고 우승트로피를 사는 셈이다. 소장용 우승트로피는 가격도 정해져 있다. 크기가 작은 브리티시여자오픈의 트로피는 약 1500만원, 크고 디자인이 화려한 PGA 위민스챔피언십(전 LPGA챔피언십) 트로피는 약 250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메이저대회에서만 7승을 올린 박인비의 경우 지금까지 트로피 구입비용으로만 1억원을 넘게 썼다. 트로피의 제작기간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15일에서 2개월 정도 걸린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