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용병 의존 ‘몰빵 배구’

입력 2015-11-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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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를 통해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제도를 도입한 2015~2016시즌 V리그의 여자부가 달라졌다. 1라운드 기록으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IBK기업은행 외국인선수 맥마혼(왼쪽)이 지난달 20일 KGC인삼공사전 도중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V리그 1라운드 여자부 결산

외국인선수 공격 점유율·성공률 감소
토털배구 등 팀별 공격옵션 변화 다양


2015∼2016시즌 V리그 여자부의 키워드는 ‘변화’와 ‘적응’이다. 드래프트를 통한 새 외국인선수 영입으로 많은 것이 달라져야 했다. 그에 따라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롭게 많은 것을 준비했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1라운드 1·2위를 차지한 것은 상징적이다. 새 외국인선수제도 하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기록으로 살펴봤다.


● 공격점유율과 성공률 모두 떨어진 드래프트 선발 외국인선수

모두 예상했던 결과였다. 1라운드 외국인선수의 공격점유율과 성공률 모두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점유율은 48.41%에서 41%로 감소했다. 새 외국인선수제도가 ‘몰빵 배구’를 지양해 국내선수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 연봉 대비 효율성으로만 따지면 성공적이다. 지난 시즌 폴리의 팀이었던 현대건설(52.66%→34.41%)의 변화가 가장 컸다. GS칼텍스(41.22%→32.17%)는 6개 구단 중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 도로공사는 51.74%→42.85%, 인삼공사는 54.56%→52.67%, 흥국생명은 45.76%→41.54%로 소폭 줄었다. 국내선수가 탄탄한 IBK기업은행만 44.06%→44.25%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1라운드 외국인선수의 공격성공률도 지난 시즌 40.55%에서 올 시즌 37.65%로 떨어졌다. 수비형 에밀리를 선택한 현대건설은 45.74%→36.07%로 변화폭이 컸지만, ‘토털배구’ 덕분에 플레이가 탄탄해졌다. 레프트 테일러를 선택한 흥국생명도 42.59%→36.80%로 줄었지만, 다른 곳에서 상쇄하고 있다. 1라운드 공격성공률 ‘톱3’는 IBK기업은행 맥마혼(39.85%), 도로공사 시크라(39.77%), GS칼텍스 캣벨(37.66%)이다.

팀마다 공격 옵션의 변화를 선택했다!

외국인선수의 능력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문은 백어택이다. 지난 시즌보다 10% 이상 줄었다. 이를 어떤 옵션으로 돌리느냐는 감독의 역량이다. 현대건설은 오픈공격과 백어택이 나란히 10% 감소했지만, 시간차공격과 퀵오픈으로 만회했다. 성공률이 15% 이상 높아져 양철호 감독이 선택한 토털배구가 옳았음을 확인시켰다. 도로공사는 8% 줄어든 백어택 대신 오픈공격과 퀵오픈이 상승했다. 이동공격과 연결에 많은 투자를 한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조송화가 초반에 결장한 바람에 공격 패턴에 큰 변화는 없었다. 조금 지나봐야 변화가 드러날 전망이다.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캣벨의 다양한 능력을 이용한 공격 옵션을 준비했지만, 부상과 세터와의 호흡으로 애가 탄다.

서브는 약해졌고 리시브는 편해졌다!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외국인선수의 강한 서브가 올 시즌 사라졌다. 27연속경기 서브 신기록을 세웠던 도로공사 문정원도 안타깝게도 올 시즌 출전이 어렵다. 새 외국인선수 가운데 스파이크 서브를 때리는 선수는 없다.

이런 조건들이 모여 리시브에 변화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에 비해 성공 수치가 많아졌다. 도로공사(6.00→9.611개), 인삼공사(7.316→9.176개), IBK기업은행(6.944→8.611개), 현대건설(7.048→7.318개), GS칼텍스(7.20→7.80개)의 세트 평균 리시브 성공이 늘었다. 도로공사는 ‘월드리베로’ 출신 이호 감독의 지도 효과 덕분인 듯 큰 성과를 냈다. 유일하게 줄어든 팀은 흥국생명(8.056→7.905개)이다. 테일러에게 리시브 대신 공격 역할을 높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 랠리는 늘고 네트터치는 많아지고 경기시간은 변화가 없다!

올 시즌 1라운드 14경기에서 나온 총 랠리는 1만8818개. 지난 시즌의 1만8574개보다 많아졌다. 랠리가 늘었다는 것은 공격성공률이 떨어져 쉽게 끝내지 못했다는 것과 리시브와 디그가 많아지면서 수비가 잘 받아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팀별로 편차가 크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당 120개가 늘었다. 인삼공사는 100개, 도로공사는 70개, 현대건설은 45개 늘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20개, GS칼텍스는 17개 줄었다.

네트터치는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늘었다. 지난 시즌 15경기에서 26개였지만, 올 시즌은 14경기에서 59개다. 경기당 1.73→4.21개로 급상승했다. GS칼텍스 0.60→3.20개, 흥국생명 0.60→2.60개, 인삼공사 0.80→2.75개, 도로공사 0.40→1.25개, IBK기업은행 0.80→1.60개로 변했다. 유일한 예외는 현대건설이다. 2.00→1.20개로 줄었다. 범실이 줄어든 현대건설의 변화가 여기서도 확인된다. 세트당 경기시간은 26.67분→26.57분으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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