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테러 위협?…내년 유로2016, 프랑스 개최 변함없다”

입력 2015-11-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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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13일의 금요일, IS가 주도한 자살폭탄 테러가 파리 전역을 강타한 가운데 프랑스-독일의 A매치가 열린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에서도 3차례 폭발이 있었다. 한국도 ‘테러 안전국’이 아니라는 정보가 입수된 가운데 국내 축구장의 상황도 불안하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독일전 테러, 철저한 대응으로 참사 막아
UEFA “대회 취소나 연기는 없다”재확인


13일의 금요일(현지시간). 프랑스-독일의 축구 친선 A매치가 열린 파리 북부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에서 3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 같은 시간 파리 곳곳에서 무차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배후로 지목된 이 사건으로 140여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경기장을 공격한 테러범 3명은 폭탄 벨트를 둘렀으나 다행히 누구도 장내로 진입하지 못했고, 결국 장외에서 1명이 사망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전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축구장도 테러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드러났기 때문이다.


● 철저한 대응이 막은 참사

프랑스가 1998프랑스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이 경기장은 현지 팬들에게 성지로 불리는 장소다. 이날 관중은 8만여명. 테러범이 장내에 진입했다면 엄청난 참사가 빚어졌겠지만 폭탄 2개는 전반 도중, 1개는 하프타임에 장외에서 터졌다. 유일한 사망자는 첫 폭발 당시 테러범 곁에 있다 변을 당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철저한 보안이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모든 입장 게이트에는 최첨단 엑스레이가 설치됐고, 평소보다 많은 경찰·안전요원들이 철두철미하게 몸수색을 했다. 이 과정에서 입장권을 소지한 한 테러범이 폭탄을 갖고 진입하려다 발각돼 도주하는 등 테러범 전원이 입장에 실패했다. 물론 제2의 공격도 가능했다. 현지 경찰은 외신을 통해 “경기 후 퇴장 관중이 공격 대상이 될 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폭탄이 예상보다 빨리 터져 테러는 실패했다.

일각에선 내년 6월 개최될 프랑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취소가 거론됐으나 유럽축구연맹(UEFA)은 17일(한국시간) “보안에 힘을 쏟겠다. 안전 대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획했다. 대회가 불발되거나 연기되는 일은 없다”는 공식 성명을 내고 테러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회 본선 조추첨도 12월 12일 파리에서 진행된다.


● 우리의 축구장은?


그렇다면 국내 축구장은 어떨까. 한국이 ‘테러 청정지역’이 아니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유감스럽게도 스포츠 현장 역시 위험에 노출돼 있다. A매치 당일 경기장 안전운영은 대한축구협회와 경호전문업체 티알아이인터내셔널이 1차 담당하고, 경찰·소방 관계기관이 2차 운영을 맡는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개인한도 최대 1억원의 보험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환경적 한계가 분명하다. 국가원수급이 참석하거나 남북 대결 등 세계적 관심을 끄는 경기가 아니면 엑스레이 검색대가 등장하지 않는다. 장비 자체가 워낙 고가인데다, 적절한 수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주요 반입금지품목인 칼과 가위, 뚜껑이 부착된 물병 등은 쉽게 압수되지만 좀더 꼼꼼한 소지품 검사에 반발하는 일부 관중 탓에 애로사항도 많다. 특히 대다수 VIP는 빠른 동선 확보를 희망해 쉽게 게이트를 통과하는 실정이다.

고충은 또 있다. 역할의 제한이다. 주요 A매치 안전요원은 최대 600명까지 배치되는데, 순수 경호인력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 더욱이 일부 월드컵경기장은 웨딩홀과 쇼핑몰, 영화관 등이 몰려 있어 사각지역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관련법도 없어 그라운드에 무단으로 난입한 팬을 끌어내려다 반발을 산 안전요원이 소송에 휘말려도 보호받지 못한다. 안전관계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장에서의 철저한 검색에 대한 일반의 인식 전환, 충분한 인력 확충,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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