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김광림 코치 “김현수, 공 1000개를 치고도 힘든 내색 않던 악바리”

입력 2016-01-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김광림 코치는 김현수(오른쪽)가 신고선수에서 메이저리거가 되는 신화를 쓰는 데 밑거름을 준 인물이다. 김 코치는 “김현수는 도전정신이 큰 선수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포츠동아DB

■ ‘타격 스승’ 김광림 코치가 회상하는 연습생 김현수

유일하게 체력 걱정 안했던 선수
타고난 타격 밸런스 최고의 무기
ML공 눈에 익으면 반드시 성공


김현수(28·볼티모어)는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입지전적 선수다. 프로무대에 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2군 선수들과 육성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좋은 지도자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신고선수였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두산 시절의 두 은사 김경문 감독과 김광림 타격코치(이상 NC)를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특히 김현수는 김 코치에 대해 “연습생인 나를 붙잡고 훈련시키시느라 정말 고생하셨다”며 고마워했다. 김 코치도 “(김)현수는 잘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것”이라며 제자를 힘껏 응원했다.


힘들다는 말 한마디 안 하던 연습생

김광림 코치는 2006년 두산에 입단했던 ‘육성선수 김현수’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김 코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 1000개를 치고도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는 악바리’였다. 김 코치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김 코치의 제자 중 한 명인 NC 이종욱(35)은 “배팅훈련을 며칠 하고 나면 손이 너무 아파 세수를 못 할 정도”라고 증언한다. 그러나 김현수는 김 코치가 올려주는 공을 묵묵히 다 받아쳤다. 김 코치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했고, 오히려 더 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었다. 만약 내가 계속 독려했다면 한 없이 훈련했을 것”이라며 “체력을 타고났다. 훈련을 시키면서 유일하게 부상이나 체력 걱정을 안 했던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공격적으로 덤볐던 겁 없는 신인

김현수는 훈련만큼 타석에서도 적극적이 었다. 김광림 코치는 “(김)현수는 찬스에선 더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신인이어서 겁 없이 덤벼들었던 부분도 있지만, 굉장히 공격적이었다. 적극성에 대해선 호불호가 나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나중에는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코치뿐 아니라 많은 지도자들은 타자들에게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한다. 공을 일단 쳐봐야 나중에 그 공을 어떻게 공략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코치도 “신인타자가 겁부터 내고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지 않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게 오히려 낫다. 싸워봐야 자기의 것을 찾는다. (김)현수도 적극성이 큰 무기였다”고 귀띔했다.


● 타격 밸런스 최고…적응만 되면 ML서도 성공


김현수는 타격에 타고난 재능을 갖추고 있다. 김광림 코치가 꼽은 김현수의 가장 큰 장점은 타격 밸런스다. 김 코치는 “타석에 서 있는 기본자세부터 무브, 테이크백, 스트라이드, 힙턴, 임팩트까지 흐름이 좋다. 타격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선구안도 좋고, 큰 기복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의 성공도 확신했다. 현지 언론은 김현수의 빠른 공 대처능력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지만, 김 코치는 “(김)현수가 국제대회에서 상대 투수의 속구에 배트가 밀리거나 못 쳤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현수는 잘할 것이다. 단, (김)현수에게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직구부터 지금까지 보지 못한 계열의 공이 들어올 것이고, 변화구도 더 예리할 것이다. 공을 눈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 메이저리그 에이스급 투수의 공은 누구도 잘 못 친다. (김)현수는 치기 까다로운 공을 경험하면 포기하는 게 아니라 더 쳐보려는 도전정신이 생기는 친구라,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분명히 공략해낼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