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두산도 고비가 올까?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알면서도 전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7월까지 7할 승률, 100승 얘기가 나올 정도로 두산은 막강하다. 8일 KIA에 일격을 당했지만, 아직 2위 NC에 4.5게임차로 앞서 있다. 야수진은 양적으로 풍족하고, 질적으로 젊으며, 공수에 걸쳐서 강력하다. 투수진도 이상적인 선발야구를 하고 있다. 확실한 마무리(이현승)도 보유하고 있고, 홀드 1위 투수(정재훈)도 두산 소속이다.

현재로서 두산이 그나마 1위 레이스에서 의식할 팀은 NC가 유일하다. 게다가 두산은 NC에 대해 딱히 약하지 않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로 승리한 데에서 알 수 있듯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연쇄적 부상 같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두산의 독주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대표적 인물이 넥센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두산은 NC와의 3연전에서 스윕만 당하지 않으면 경기차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두산 대세론을 인정했다. 워낙 벌어놓은 승이 많아서 주력 선수들의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갈 수 있는 것도 두산의 장점이다. 선수층이 두꺼워 몇 명쯤은 교체해 써도 경기력에서 별 차이가 없다.

또 하나 두산이 얻을 은근한 혜택은 상대팀들이 두산전에 에이스 투수들을 가급적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위권 싸움이 치열할수록 전략적으로 경쟁팀과 맞대결에 힘을 집중해야지 두산에 정면승부를 거는 것은 실리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제아무리 두산이라도 위기는 온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A팀 감독은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고비가 몇 차례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두산도 5월5일부터 8일까지 4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니퍼트~유희관~보우덴~장원준의 선발진이 KBO리그 최강인 것은 사실이지만 3점대 방어율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난공불락까지는 아니다. NC전에서 노히트노런을 해냈던 보우덴만 봐도 8일 잠실 KIA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또 두산 불펜의 헐거움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베테랑 셋업맨 정재훈의 체력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마무리 이현승도 위압적인 것은 아니다. 두 투수가 삐끗하면 불펜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아직 두 투수를 대체할만한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이 논스톱 1위를 질주할 수 있을지, 그 나름의 약점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포인트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