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한화 김성근 감독-롯데 조원우 감독(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최종순위가 감독 거취에 영향 줄 수 있다
공교롭게도 7~9위에 걸쳐있는 세 팀 감독은 2017시즌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6시즌으로 계약이 끝난다. 한화 김성근 감독과 롯데 조원우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7시즌까지이지만 투자 대비 저조한 단기실적 탓에 여론이 좋지 못하다. 얼핏 도토리 키재기 같지만 9위로 갈수록 자리가 위협받는다. 7위로 갈수록 재신임의 여지가 높아진다. 5강 탈락이 확정된 순간부터 어쩌면 이들 감독들에게 1승이 가장 아쉬워지는 역설적 상황이다. 9위를 한다는 것은 그룹 자존심 상, 용납하기 어렵다. KBO 순위는 야구가 지속되는 한, 영원히 남는다. 야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감독들의 거취는 팀 안팎에서 흘러나온 루머라고 보면 된다. 결국 최종 결정은 그룹에서 나오는데 시즌이 끝나면 보고가 올라갈 것이다. 그때 몇 위를 했느냐가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9위를 한 팀의 감독은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신인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9위가 낫다고?
일각에서는 ‘어차피 5위 안에 못 들 바에야 9위가 차라리 낫다’는 주장도 있다. 잠깐의 창피함만 감수하면, 향후 팀의 10년을 책임질 알찬 유망주를 뽑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인 드래프트 방식이 하위권 팀에 절대 유리하게 바뀌어 9위의 실리는 더 커졌다. 그러나 야구계 현직 프런트는 ‘9위가 낫다’는 시선을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과거 손민한, 진갑용 때처럼 어마어마한 신인이 나오면 혹시 모르겠다. 내년 신인 드래프트가 좋다는 얘기는 아는데 그래도 신인은 신인이다. 3~4년은 2군 팜에서 키워야 될 선수들이다. 또 신인은 지명순서와 프로에서의 성공 확률이 일치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세상에 져주기 의혹이라도 휩쓸렸다간 팀이 남아날 수 없다. 무엇보다 목이 걸린 감독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9위를 해도 내년에 같이 갈 것이니까 편하게 하세요”라고 말하는 구단이 지금 분위기에서 있을 리 없다. 결국 9위를 하는 팀은 지탄과 조롱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