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마스터’ 김기태·양상문의 한판 대결

입력 2016-10-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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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KIA 김기태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10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KIA 김기태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10일)의 매치업이 확정됐다. 묘한 인연의 두 사령탑이 만나 더욱 흥미롭다. KIA 김기태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두 감독의 포스트시즌 만남은 처음이다. 그러나 둘에겐 공통분모가 있다. 김 감독은 2012년 LG 사령탑으로 감독에 데뷔했고, 2년차였던 2013년 LG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 감독이 팀을 떠난 2014년 양상문 감독이 시즌 중 LG 지휘봉을 잡았고, 그해 최하위에서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김 감독과 양 감독 모두 LG에서 처음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이 2번째 가을야구다. 팀은 달라졌지만, 감독으로 이룬 성과도 비슷하다. 특히 ‘리빌딩’이라는 많은 팀들의 난제를 풀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 형님 리더십에서 ‘동행’으로, KIA 김기태 감독

‘신구조화’를 통한 리빌딩이라는 같은 결과물을 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 있어선 차이가 많다. 김 감독은 일단 기존의 베테랑들을 예우하면서 이들이 가진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은 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이들의 성장을 꾀하는 방식을 취한다.

LG를 기나긴 암흑기에서 탈출시켰던 2013년에도, KIA를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올해도 고참들은 솔선수범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은 물론, 김 감독의 리더십을 곁에서 도왔다. KIA 주장 이범호나 ‘유리몸’ 오명을 벗은 김주찬 등이 선봉장이었다.

‘형님 리더십’으로 불리던 김 감독의 야구는 이제 ‘동행’으로 점철되고 있다. 목표를 향해 모두 함께 걷는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이는 KIA의 캐치프레이즈로 이어졌고, 구성원들 모두가 하나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전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 나선 6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서도 선수들과 만나면 포옹을 하고 악수를 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는 “작년엔 마지막 4경기를 앞두고 끝났는데(탈락 확정), 올해는 마지막까지 갈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감독으로선 영광스러운 게 가을야구다.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 믿고 따라와 줘 고맙다”고 밝혔다.


● 강단 있는 운영과 ‘데이터’, LG 양상문 감독

양상문 감독의 리더십은 김 감독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리빌딩 과정에 있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 역시 원칙을 중시하고 이를 어긴 선수들을 기준대로 엄하게 다루지만, 양 감독은 우선 선수단 구상을 철저히 하고 그에 맞춰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최고참 이병규(배번 9)가 은퇴 기로에 서는 결과도 있었지만, 양 감독은 뚝심 있게 자신의 소신대로 팀을 운영하며 리빌딩을 완성해갔다. 김 감독 시절 기회를 얻었던 젊은 선수들 일부를 비롯해 양 감독이 새로 발탁한 선수들까지 1군 전력으로 올라와 20대 선수들로 재구성한 팀이 ‘완성체’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또한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은 데이터를 중시하고, 보다 세밀한 분석과 계산에 따른 야구를 펼친다. 투수 파트는 코치진의 의견을 우선시하고, 경기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벤치가 개입하는 김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데이터를 통한 계산 속에서 성공확률을 높여가는 게 양 감독의 야구다.

양 감독은 6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상대로 결정된 KIA에 대해 언급했다. 4위와 5위 자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말을 아꼈지만, 그는 “허프는 무조건 와일드카드 1차전 맞춰 준비시킨다.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특별하게 변화를 주기보다 우리가 분석한 대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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