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승장 최강희 감독 “잘 하는 것 잘 하는 게 최고의 무기”
“이 판국에 내용이 의미 있나? 결과로 보여야지!”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의지는 뚜렷했다. 승점 3을 위한, 절대적으로 이기기 위한 승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선수단과 공유했다.
29일 순천팔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6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둔 전북은 굉장히 다급했다. 올 시즌 목표로 삼은 클래식 정상에 오르려면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숙명’이라고 밝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어느덧 다음 문제가 됐다.
‘쫓기는 자’의 부담은 상상 이상이다. 1골을 내주면 2골, 2골을 허용하면 3골을 넣던 특유의 저력이 사라진지도 오래됐다. 게다가 승점 9를 감점 당한 데다, 10월 이후 오후 경기가 늘어나면서 전북 선수단은 리듬을 잃었다. 야간 경기와 오후 경기는 식사 및 이동 등에서 전혀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승수도 쌓지 못했다. 지난달 말 성남FC전 1-0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정규 라운드 최종전(33라운드)부터 스플릿 라운드 그룹A(1~6위) 초반 2경기까지 2무1패에 그쳤다. 중간에 치른 FC서울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원정 2차전에선 1-2로 졌다. 그 사이 2위 서울과 3위 제주 유나이티드 등 ‘추격자’들이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많은 이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최 감독도 답답했지만 내색은 못했다. 그저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행히 벤치의 묵묵한 기다림이 값진 결실을 맺었다. 전남전에서 ‘승리 DNA’가 다시 꿈틀거렸다. 순위싸움에서 큰 힘을 불어넣을 다득점 승리에 더해 내용까지 휩쓸었다.
전반 막판 고무열의 리그 1호 골(2도움)을 신호탄으로 포문을 연 전북은 기세를 잃지 않았다. 후반은 브라질산 윙 포워드들의 잔치였다. 로페즈가 해트트릭(후 7·22·47분), 레오나르도가 3어시스트로 폭발했다. 김신욱도 후반 20분 득점으로 훌륭한 조연이 됐다. 수비진은 울산현대와의 35라운드 원정(0-0 무)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공격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5-0 쾌승과 함께 잠시 사라진 듯했던 ‘닥공(닥치고 공격)’이 돌아왔다. 최 감독은 “우리들의 패턴을 되찾았다. 잘하는 것을 가장 잘하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무기”라며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