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모범생’ 이호준, 3번째 FA 신청 안 하는 이유

입력 2016-11-08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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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호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 이호준(40)이 세 번째 얻게 되는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호준은 KBO가 7일 2017년 FA 자격 선수 18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FA 신청을 안 한다”며 “나는 지금 게임을 뛰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욕심을 내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호준은 2013년 FA 자격을 얻어 NC로 팀을 옮긴 뒤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적 이후 4년간 매년 20홈런 이상을 때려냈고, 70~80타점을 책임졌다. 불혹의 나이지만 올해도 중심타선으로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21홈런, 87타점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고참’ 이호준의 가치는 보이는 성적보다 더 빼어나다. 김경문 감독도 늘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고 생각하고 영입했다”며 “(이)호준이가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팀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의 리더십에 무한신뢰를 보냈다. 구단이 올 시즌 계약을 하면서 토종선수들 중 최고연봉인 7억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안긴 이유도 그동안 NC가 빠르게 리그에 정착하는 데 그의 역할이 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비단 NC뿐 아니다. 타 구단들도 1군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NC가 빠르게 성장하자 이호준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했다. NC의 뒤를 이어 창단한 kt는 “이호준 같은 베테랑이 팀에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선수로서도,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호준이 올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 번 FA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그는 단호했다. 시즌 중에서도 “FA 신청 안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시즌이 끝나고도 “FA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유가 있다. 이호준은 “냉정하게 봐야한다”며 “장기계약하면 팀에 민폐다. 나 역시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내년에 열심히 운동해보고 안 되면 은퇴한다”고까지 선언했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나의 마지막 KS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포기는 아니다. 이호준은 “내년에 일단 열심히 뛰어보겠다”는 전제를 깔았다. 말뿐만이 아니다. 그는 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침 일찍부터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FA 모범사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호준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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