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석민-KIA 윤석민-SK 최정(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현역 시절 송진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영예의 ‘1호 FA’는 송진우
1999년 11월말, KBO리그 사상 첫 FA 계약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송골매’ 송진우. 1989년 데뷔 후 10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는 1999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소속팀 한화의 제안 조건과 송진우의 입장이 연일 보도된 가운데 결국 11월26일 송진우가 FA 잔류를 최종 결정했다. 계약기간 3년과 총액 7억원(연봉 1억3500만원, 보너스 2억5000만원 등). 영예의 ‘1호 FA’다.
송진우가 팀에 잔류했다면 FA로 팀을 옮긴 첫 번째 선수는 이강철이었다. 그는 소속팀(해태)과 협상이 결렬되자 라이벌팀 삼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1999년 11월29일 삼성과 3년 총액 8억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해태는 해당 계약에 대해 사전접촉 의혹을 제기하며 이의를 표했지만, KBO는 이를 승인했다.
롯데 시절 정수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6년 보장’ 정수근 그리고 삼성의 메가톤급 계약
FA 선수들이 총액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보장기간’이다. 보다 많은 햇수가 보장될수록 마음 편히 선수생활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3년 말 정수근의 6년 계약은 모든 선수들이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대형사건(?)이었다.
2003시즌 직후 정수근은 친정팀 두산과 FA 계약기간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두산은 4년을 고집했고, 정수근은 6년을 외쳤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정수근은 자신을 원하는 롯데와 만났다. 지금도 깨지지 않는 6년 보장 계약(총액 40억6000만원)이다.
이듬해엔 삼성이 그간 아껴왔던 지갑을 모두 털어 왕조 구축에 도전했다. 현대에서 거포 우익수 심정수와 초특급 유격수 박진만을 동시에 영입한 것이다. 심정수는 4년 60억원, 박진만은 4년 39억원으로 둘이 합쳐 100억원에 육박하는 메가톤급 동시계약이었다. 여기에 내부 FA인 임창용, 김한수, 신동주를 잡는데 51억원을 더 쓴 삼성은 2005시즌 준비에만 150억원을 지출했다.
한화 김태균-정우람(오른쪽). 스포츠동아DB
● ‘100억 시대’의 서막이 열리다
2016년을 앞두고 FA 시장은 가장 뜨겁게 불타올랐다. 역대 최다인 22명이 FA 계약에 성공한 가운데 역대 최고액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시장을 주도한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집토끼인 김태균에게 84억원을, SK 좌완불펜 정우람에게 다시 한번 84억원을 쏟아 부으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둘 모두 역대 최고액엔 미치지 못했지만, FA 시장 열기를 주도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정점은 공룡군단 NC가 찍었다. 2015년을 시즌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NC는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대형 내야수가 필요했다. 적임자는 박석민이었다. 삼성과 협상이 결렬된 박석민에게 NC는 역대 FA 최고액인 96억원을 보장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