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완장 한번 더?…수원삼성서 3년 연속 캡틴 활약

입력 2017-01-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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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염기훈. 스포츠동아DB

스페인 전지훈련서 판가름날듯

수원삼성은 매년 전지훈련지에서 주장을 선임해왔다. 방식은 다양했다. 코칭스태프가 직접 지명하기도 했고,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기기도 했다. 선수단 투표로 뽑은 적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염기훈(34)이 지난 3년간 계속 주장을 맡았다. 한 선수가 수원의 주장 완장을 3년 연속으로 찬 유일한 사례다.

염기훈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지만, 2010년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파란색’이 짙은 선수가 됐다. 매 시즌 기복 없는 플레이로 수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부상 때문에 짧게 쉰 적은 있어도 장기간 결장한 적은 없을 정도로 몸 관리도 잘해왔다. 2014년부터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잘 이끌어왔다. 지난해 FA컵 우승을 차지한 뒤에는 똑같이 노력한 선수들에게 보너스를 균등하게 분배하는 방안을 구단에 제안해 실제로 이뤄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염기훈은 지난해 선수들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팀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무대에서 시즌 내내 고전하면서 엄청난 책임감에 짓눌렸다. 팀이 하위권을 맴돌아 팬들 앞에서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다. 시즌 막판에는 고질인 발목 부상에서 벗어나 인상적 활약을 펼치며 FA컵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지만, 그는 FA컵 결승 2차전 직후 힘들었던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당시 그는 “시즌을 치르면서 수원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우리(수원) 팬들이 다른 팀 선수들에게 더 환호하는 것을 봤고,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힘들었던 기억이 너무 나서 울컥했다”고 털어놓았다.

염기훈은 9일부터 시작된 팀 훈련에 합류해 다시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그가 올해도 주장 완장을 이어갈지 말지는 속단할 수 없다. 종전처럼 수원 주장은 13일부터 시작될 스페인 전훈 때 결정된다. 올해 어떤 절차로 주장을 선임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염기훈이 또 추천될 가능성은 크다. 그가 지난 3년간 선수단을 훌륭하게 리드했기 때문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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