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혁.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뒷문 단속에 한승혁(24)이 등장했다.
한승혁은 14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7-4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한승혁은 팀이 7-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등판했다. 김기태 감독이 첫 시범 경기에서 그려 본 마무리 투수는 한승혁이었다. 그만큼 한승혁에 거는 기대는 컸고 한승혁도 김 감독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한승혁은 선두 타자 이성곤을 헛스윙 삼진, 후속타자 조수행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호투했다. 이때까지 나온 투구의 최고 구속은 155km였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한승혁은 마지막 서예일을 상대로 5구째 157km라는 광속구를 뿌렸다. 결국 한승혁은 서예일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총 투구수 14개.
한승혁은 KIA의 불펜 투수다. 마무리 임창용(41) 앞을 책임져줄 KIA의 필승조인 한승혁은 이날만큼은 임창용을 위협할 만한 투구를 보여줬다. 물론 한 경기일 뿐이지만 한승혁의 직구는 포수 미트뿐만 아니라 임창용을 긴장하게 만드는 강속구였다. 흔들렸던 제구도 잡히기 시작했다. 이날 한승혁은 직구만 14개를 던졌고 10개가 스트라이크 존에 안착했다.
큰 그림을 그려 본 김기태 감독의 계획이었을까. 김기태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MVP로 한승혁을 뽑았다. 한승혁의 잠재력을 높게 봤고 시범경기 첫 마무리라는 기회도 줬다.
한승혁은 임창용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마무리 후보다. 지난 시즌 초반만해도 좌투수 심동섭이 불펜 중심을 잡는 듯 했으나 부상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론 한승혁도 팔꿈치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올해는 달랐다. 한승혁은 이번 스프링캠프 종료 직후 "올해는 부상이 없다.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이 수월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성적도 매년 좋아지고 있다. 한승혁은 2014시즌(1승5패 ERA 7.21)을 시작으로 2015시즌(2승6패6홀드 ERA 5.46), 2016시즌(3승2패1세이브9홀드 ERA 4.86) 점점 안정적인 성적을 쓰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승혁과 다르게 심동섭은 다소 빠른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처럼 결국 한승혁이 불펜의 키를 잡았고 이제는 마무리 투수도 손에 넣을 기세다.
임창용 은퇴를 대비한 김 감독의 큰 그림 주인공은 한승혁이었을까. 한승혁은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김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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