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4시즌 후 한화는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고, 구단은 취임 선물로 김 감독이 원한 FA(프리에이전트) 투수 송은범을 4년간 34억원의 조건에 계약해줬다. 송은범이 KIA에서 FA 자격을 얻으면서 한화는 KIA에 보상을 해줘야하는 상황. 당시 한화와 김 감독은 임기영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KIA는 훗날을 기약하며 군입대 예정인 임기영을 과감하게 송은범 보상선수로 선택했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임기영은 올 시즌부터 KIA 마운드에 가세하면서 놀라운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5선발로 시작했지만 호투를 거듭하면서 4선발로 승격했고,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선발 8경기)에 등판해 시즌 5승2패, 방어율 1.89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했다.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는 프로데뷔 후 첫 등판. 여기서 임기영은 한화에 마치 ‘왜 나를 그때 보호선수로 묶지 않고 보냈느냐’고 시위를 하듯 역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96개의 투구수로 4안타 무4사구 2삼진 1실점으로 기막힌 투구를 했다. 5회말 2012년 입단 동기인 양성우에게 솔로홈런을 하나 내준 것이 실점의 전부였다. 때마침 타선도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9점을 지원해 손쉽게 승리투수가 됐다.
친정팀을 상대로 이날 승리를 거둔 임기영은 시즌 6승째(2패)를 수확했고, 시즌 방어율은 1.82로 더욱 낮췄다. 임기영이 올 시즌 6승을 올리고 있는 반면 3년전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은 한화에서 3년간 4승23패·2홀드·5세이브, 방어율 6.57에 그치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전날 한화 감독 자리에서 나갔고, 송은범은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한화는 시즌 최다 6연패에 빠졌다. 이날 대전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임기영의 역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화 시절 임기영. 스포츠동아DB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