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상수 “데뷔 첫 세이브 감격? 공도 안 챙겼어요”

입력 2017-05-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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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는 현재 넥센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27일 고척 삼성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까지 챙겼다. 스포츠동아DB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웠을 데뷔 12년만의 첫 세이브. 그러나 당사자는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기념공도 챙기지 않았다”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주인공은 넥센 우완투수 김상수(29)다. 27일 고척 삼성전에서 팀이 7-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한 김상수는 생애 처음으로 세이브 투수가 됐다. 2006년 데뷔 이후 12년 만에 느꼈을 특별한 감정. 그러나 당사자가 내놓은 뒷이야기는 정반대였다. 다음날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김상수는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았을 뿐이지 세이브를 거뒀다고 해서 더 감격스럽지는 않았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 “남들이 흔히 챙기는 기념공도 챙기지 않았다. 성격상 그런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셋업맨이 주 보직인 김상수가 세이브 투수가 된 배경엔 팀 사정이 숨어있었다. 클로저 김세현(30)이 허벅지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대체 마무리인 이보근(31)마저 27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를 끝낼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김상수가 이날 임시 마무리로 발탁됐고, 팀이 8회말 4-4에서 7-4로 리드를 잡아 9회 세이브 기회를 얻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상대는 그가 데뷔 이후 4년간 머물렀던 삼성이었다. 김상수는 2009시즌 종료 후 동료 박성훈(35)과 함께 장원삼(34)과 유니폼을 갈아입는 트레이드로 넥센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팀의 중간보직을 맡아 활약했고, 지난해엔 6승5패21홀드라는 최고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김상수는 “상대가 삼성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팀을 떠난 지도 오래됐고, 이젠 넥센이 내 친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뒤 “그래도 상대타자 김상수(27)와 승부는 특별했다. 이름도 같을뿐더러 삼성에 있을 때 친하게 지냈던 후배가 상수였다”면서 슬며시 웃어보였다.

올 시즌 20경기에 나와 1승1패 5홀드 방어율 1.74로 쾌조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김상수. 남은 목표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이다. 김상수는 “시즌 초반에 흐름이 좋지 않아 마음을 내려놓고 던지면서 안정된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실 (이)보근이형 도움이 컸다. 서로 처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위로와 조언을 받으면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이 페이스를 길게 가져가기 위해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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